태국 수쿰윗로를 걷다 보면 스타벅스 매장을 3분에 1개꼴로 발견할 수 있습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000달러에 못 미치는 나라에서 시암 파라곤, 센트럴 엠배시 같은 고급 쇼핑몰이 언제나 북적이는 이유는 중산층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태국의 가구당 평균 소득은 1만1,059달러로 2011년 대비 19% 증가했습니다. 태국 중산층이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490만가구에서 지난해 560만가구로 늘었다고 합니다.
이와 더불어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산 소비재, 프랜차이즈의 태국 진출도 활발해졌습니다. 스킨푸드·에뛰드·더페이스샵 등 화장품 브랜드와 탐앤탐스·할리스·투다리·레드망고 등 프랜차이즈의 진출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화장품 경우 한국 업체의 매출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으며 그레이마켓에서 유통되는 한국산 브랜드가 100개 이상 될 정도로 난립하고 있습니다. 태국에서 도소매업은 외국인 투자 제한업종인 탓에 우리 기업은 현지 에이전트를 구하거나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진출합니다. 그런데 에이전트가 재고를 털기 위해 그레이마켓을 이용하는 등의 문제도 종종 발생합니다.
다만 외국 기업이 자본금 1억바트(약 33억원) 이상을 투자하면 100% 도소매업 현지법인 설립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할 만합니다. 에이전트를 통해 제품을 공급하다 100% 현지법인을 세운 A사의 경우 외식이 잦고 쏠림현상이 강한 태국 시장의 특성에 착안, 프리미엄 마케팅을 실시해 성공적으로 새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태국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기업들은 너무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제품 현지화에 성공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이 글은 다음 주 KOTRA OIS홈페이지(www.ois.g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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