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교역 1,000억불 시대…한·중 경협 어디로 갈 것인가 "한발 앞선 고부가기술로 선별투자 나서야"中기업 국내 투자유치 교역불균형 해소에 도움산업재산권 침해 늘어 지속적 감시·예방책 필요中 '11차 5개년 규획'서 성장-분배 조화·기술 강조양국 기술격차 점차 줄어 중국산이 국산 대체 늘듯대중 교역의존비율 증가 2030년엔 30%까지 中, 대북 전향적 태도불구 美와 이해일치는 힘들듯 이규진기자 sky@sed.co.kr 중국은 우리의 제1 교역국이자 투자 대상국이다. 한국과 중국의 교역량은 지난해 1,000억달러를 넘어섰고 양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부산 아태경제협력체(APEC) 기간중 2012년 교역 2,000억 달러 달성을 굳게 다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상하이박람회 등을 디딤돌 삼아 한단계 도약하면서 양국 교역규모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달라진 정치ㆍ경제환경과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는 한국 기업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제10기 전인대 4차 회의’는 향후 5년간 중국 거시경제를 좌우할 11차 국민경제ㆍ사회발전 5개년 규획(11.5규획)이 확정된다는 점에서 전세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서울경제신문은 ‘11.5규획’의 내용 및 영향을 분석하고 한ㆍ중경제의 미래, 교역 2,000억 달러 달성을 위한 과제 등을 두루 짚어보는 긴급 지상좌담회를 마련했다. 참석자: 김상열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이문형 산업연구원(KIET) 해외산업협력팀장, 정재호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박시룡 서울경제신문 논설실장(사회) ▦사회자=경제, 외교적으로 한중 관계의 현안을 진단하고 과제를 도출해서 대응방안을 마련하려 이 좌담회를 마련했습니다. 먼저 교역 1,000억불 시대 한중 경제관계 평가에 대해 고견을 부탁합니다. ▦이문형 팀장= 중국이 한국의 개별국가로는 최초로 1,000억달러를 돌파, 수교 13년만에 50년 경제교류 역사를 갖고 있는 미국과 일본을 추월했습니다. 긍정적 측면에서는 우선 한국경제의 무역수지 흑자 창출에 크게 도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 98년 동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한국이 중국과 홍콩에서 창출한 흑자규모는 1,676억 달러로 한국이 IMF 조기 졸업하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산업구조 조정과 국제경쟁력 유지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섬유ㆍ가전 등 한계산업의 대중국 이전을 통해 유휴설비와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동시에 중국과 산업내 분업을 통해 우리제품의 생산비를 절감시키고 있습니다. 부정적 측면으로는 우리 경제의 양극화 원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의 빠른 추격으로 미국ㆍ일본 등 선진권 시장에서 우리 시장이 중국에 잠식당하고 있으며, 우리 수출기업들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중국으로부터의 저가 상품이 들어오면서 노동집약적 중소기업을 크게 어렵게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상열 부회장=중국은 우리나라 사람의 최다 방문국이 될 정도로 긴밀한 관계가 되었습니다. 지난해 대중국 투자도 1992년의 2억2,000만불에서 2005년 35억불로 해외투자의 3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3만여 재중기업은 중국내 경영환경의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국내 생산구도재편, 세계생산기지에의 동참 등에는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최근 세계유수의 다국적기업의 진출, 한중간 기술격차 감소로 한중간 산업의 상호보완성이 퇴색된 면은 있으나 여전히 한국에게는 국제분업의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2008년 올림픽, 2010년의 상해 엑스포 등은 한중교역 및 투자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제 무조건적 양적 투자보다는 질적인 선별 투자로 나아가야 합니다. 중국 내 인건비 상승, 전력난, 구인난, 지가의 상승 등 경영환경의 악화에 대비해야 할 시점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또 중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제고되면서 2011년에는 중국에 대해 무역수지 적자 전환이 전망됨에 따라 교역도 어려움에 처할 뿐만 아니라 현지투자에도 어려움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입니다. ▦정재호 교수= 한국과 중국은 특별한 관계로 밀착의 속도가 증가하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교역 의존 비율이 현재 20%이지만 2030년에는 30%가 될 전망입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1% 하락하면 한국 GDP는 0.3% 떨어진다고도 합니다. 밀착은 필연이지만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고려해야 할 사안입니다. 전에는 안보ㆍ경제축이 미국 중심으로 움직였지만 지금은 미국과 중국으로 이분화했습니다. 한중의 밀착이 안보면에서 전략적 딜레마를 던져주고 있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사회자=이번 11.5규획은 후진타오 주석의 구상이 결집된 것으로 향후 중국경제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우리 기업에게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호기일 뿐 아니라 위기일 수 있습니다. 11.5규획의 내용을 살펴보고 대중교역 및 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해 보는 것은 시의 적절할 것입니다. ▦이 팀장= 금번 전인대의 최대 화두는 조화로운 발전과 기술혁신 두 가지입니다. ‘위인이본’, 즉 조화로운 발전이 의미하는 바는 소득격차, 도시와 농촌간, 지역간 소득격차를 해소하자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성장일변도 정책을 포기하고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고려하는 새로운 성장방식을 채택할 전망입니다. 아울러 수출과 내수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성장동력도 수출 단발형에서 수출과 내수 쌍발형 엔진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습니다. 둘째 기술혁신과 관련해서 강조되는 것은 중국기업의 브랜드 창출입니다. 지금까지 중국의 수출은 외자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며 외자기업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에 58%를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중국 자체 브랜드 수출은 10%에 머물고 있습니다. 중국이 외자기업의 생산조립공장 역할에 머물다보니 수출로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아주 적은 외화내빈형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중국정부의 성장전략의 변화와 기술혁신 강조는 우리에게 유리한 면과 불리한 면을 동시에 야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긍정적 측면에서는 중국정부의 내수 중시로 자동차 부품과 주택용 고급 원부자재에 대한 수입수요가 늘어날 것입니다. 반면 중국의 빠른 산업구조 고도화와 기술추격으로 인해 국내시장에 경쟁력있는 중국산 제품이 국내제품을 대체하고 미국, 일본 등 시장에서 우리제품과 중국산 제품간의 경쟁영역이 확대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입니다. ▦김 부회장=우리 기업들은 내수확대와 선별적인 투자정책에 잘 대응해야 합니다. 일례로 2003년에 홍콩-중국본토간 체결된 CEPA 협정(주강삼각주 지역 업체에서 자주 활용)을 활용해서 홍콩내 법인을 설립하면 내국민 대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정보를 실시간으로 입수해서 정보전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정 교수=‘규획’의 의미를 잘 알아야 합니다. 규획이란 단어를 쓴 것은 시장경제 의존을 더 강화하는 뜻입니다. 지난 20년간 당의 지령성 지표는 지도성 지표로 바뀌었고, 지도성 지표도 규획으로 변화됐습니다. 최근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지도성 지표는 에너지 사용량과 2010년 GDP 성장지표 두가지 외에 없습니다. 이런 11.5 규획의 핵심적 내용은 ‘화해사회 건설’로 판단됩니다. 지난 93년 집단성 시위는 8,400건이었지만 지난해 8만7,000건으로 12년만에 10배나 증가했습니다. 사망을 포함한 폭력시위가 빈발하는데 대해 정권 차원에서 대응을 하려 한다는 얘깁니다. 이에 따라 이번 규획에는 중 정부의 획기적인 조치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입력시간 : 2006/03/1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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