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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원전의 지진 안전대책/이헌규 과기처 원자력안전심사관(기고)
입력1997-07-08 00:00:00
수정
1997.07.08 00:00:00
이헌규 기자
지난 6월 26일 경주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하여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두차례 진앙지를 수정 발표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제기됐지만 이 사건은 본인에게 원전 안전 규제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국민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다.
사실 21세기를 내다보는 우리나라가 확보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들 수 있다.
특히 지진과 원자력에 있어서는 그동안 인류의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원전은 얼마나 안전한가. 우리나라 원전은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 선진국으로부터 도입한 세계적으로 검증된 기술에 의하여 상업 운전을 하고 있다.
따라서 안전성 측면에서 세계 수준이라고 할 수 있으며 체르노빌과 같은 사고가 우리나라에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원전의 구조물이나 설비에 내진설계가 일반 건축물처럼 지진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는지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1978년 국내 최초로 고리 원전을 설계할 때 우리나라는 내진설계에 있어서 미국의 규정을 준용했다. 그 이유는 미국이 원전의 내진 기준을 주도적으로 설정해왔고 가장 보수적으로 내진 설계기준을 마련하고 있으며 한반도의 지질학적 특성이 미국처럼 대륙판 내부에 있어 일본과 달리 지진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전을 건설할 때는 미국 기준에 따라 반경 3백20㎞ 이내의 광역 지질조사와 함께 과거 역사적 지진기록을 조사했고 반경 8㎞내에 활성 단층이 존재하는지를 확인한 뒤 부지를 선정했다.
또 원전부지에 대한 시추조사, 물리탐사 등 정밀 지질조사를 실시하여 안전성을 확인했다.
원전을 가동할 때는 원전에 설치된 10여개의 각종 지진계측장비를 통해 지진발생 여부를 상시 감시하고 일정 수준(0.01g)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는 경우 원자로를 정지시키는 등 비상운전절차를 마련하여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즉 원전은 국내 산업시설중 가장 견고한 내진설계를 하고 있어 진도 7(MM기준)의 강진이 원전 부지에서 발생하더라도 견딜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최근 언론에도 보도된 양산 단층의 활동성 논란과 관련하여 과기처는 이미 지난 95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전으로 하여금 양산 단층대의 활동성 을 감안하여 내진 설계값을 재평가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자원연구소는 한전과 「양산 단층을 고려한 원전 설계 기준 지진의 재평가」 연구용역(95.6∼98.6) 을 체결했으며 그동안 양산 단층대의 지진 관측, 단층 연대 분석 업무 등을 수행해왔다.
현재까지 조사 결과 양산 단층대의 일부 지점에서 약 80년전에 생성된 제 4기 지층의 변위 흔적을 발견했으나 아직 양산 단층이 활성이라는 구체적인 증거는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많은 전문가들은 양산 단층이 활성으로 판명되더라도 같은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지진 등을 고려할 때 월성 원전의 내진설계값(2.0g)은 여유도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양산 단층의 활동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다 투명하게 국민들에게 제시하여 정부가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공포해 나갈 것이다.
올해말까지 양산 단층대의 주요 지점에 대한 추가 정밀조사를 수행하고 단층의 생성시기(절대연령), 변위의 횟수, 잠재 지진의 평가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추가조사 및 분석을 실시해 활동성 여부에 관한 규명결과를 내년 6월에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조사결과 양산 단층이 활동성으로 판명되는 경우 국내 원전의 내진설계 적정성을 다시 한번 평가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사업자, 연구기관의 협력으로 다각적인 원전지진 안전에 대한 홍보활동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며 올해부터 추진중인 지진대응기술 개발연구(10년간 4백50억원투입)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국내 독자적인 내진설계 기준 및 기술능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다.
◇약력
▲54년 경남 진주생 ▲77년 서울대 공대 전기과 졸 ▲81년 한국과학기술원 전자공학과졸 ▲87년 주EC대표부 과학관 ▲97년 과학기술처 안전심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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