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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새짝짓기 가능할까
입력2002-02-19 00:00:00
수정
2002.02.19 00:00:00
하이닉스·아남·동부 제휴…삼성에 분할매각도 거론국내 반도체 업계에 부상중인 새로운 짝짓기 논의는 하이닉스 매각 작업이 뒤뚱거리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하이닉스 처리를 위한 삼성전자의 '역할론'이나, 비메모리 업체간 전략적 제휴를 통한 '이너(Inner) 서클' 만들기 등은 국내 반도체 산업을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는 요인이다.
일부에선 이런 밑그림의 현실화에는 한계가 분명한데다 정부 주도란 점을 지목, 마이크론과의 협상을 위한 '압박용 카드'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 삼성 역할론
삼성의 역할론은 하이닉스를 마이크론에 넘겨주자니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넘겨주고, 독자생존시키자니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이크론의 무리한 인수조건으로 이에 대한 공감대가 더욱 확산되는 형국이다.
그러나 하이닉스를 삼성으로 넘기는 방안은 시장 독점에 대한 선진국 견제와 통상압력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쉽지 만은 않다.
미래에셋증권 김경모연구위원은 대안으로 마이크론에 넘기기로 한 7개의 라인중 3개 라인(이천ㆍ청주 등)을 삼성에 쪼개 파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위원은 "0.12미크론 공정을 신설하는데 1조5,000억원이 소요되는데 반해, 하이닉스의 0.15~0.18미크론 공장을 업그레이드하는데는 1,500억~2,000억원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며 "삼성으로서도 밑질게 없는 장사"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은 "지금으로서도 충분하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 비메모리 연합군 만들기
신국환 산자부장관은 지난 18일 아남반도체와 동부전자, 하이닉스 비메모리부분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공동연구, 품목특화 등을 언급했다.
아남ㆍ동부 등은 반도체 시장이 좋아지면서 정상화하고 있지만, 자력갱생에는 힘이 부친다. 이에 따라 3개사를 '이너 서클'로 만들어 미래 경쟁력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아남 고위 관계자는 "3개사가 연합하면 월 생산량이 20만장에 달해 세계 파운드리 1위인 대만의 TSMC에 이어 2위로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남이 TI(텍사스인스트루먼드), 동부가 도시바 기술을 쓰고 있는 등 기술체계가 서로 달라 짝짓기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 정부, 어떤 그림 그리나
산자부는 하이닉스 없이는 국내 반도체 중장기 발전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힌다.
산자부는 현재 '한국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만들고 있는데, 여기에 하이닉스는 필요 조건이다.
산자부가 하이닉스 독자생존을 거듭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산자부는 이에 따라 연구개발 투자지원과 0.13미크론의 생산라인 이전, 메모리 반도체 산업 육성 방안 등을 담은 종합 방안을 마련중이다.
20일 열릴 반도체 사장단 간담회는 바로 이런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떼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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