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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갈길은 먼데 시간이 없다"
입력1998-11-26 00:00:00
수정
1998.11.26 00:00:00
"불은 지피고 있는데 밥이 아직 설익어 상을 차리는데 시간이 걸린다" 정치권과 금융권, 학계와 외국언론 등 각계를 망라해 5대그룹에 쏟아지는 구조조정의 압박에 대해 재계가 느끼는 고민이다.재계는 "나름대로 서두르고 있으나 당장 성과물을 내놓기가 불가능해 우리도 답답한 심정"이라며 당분간 각그룹이 여론의 몰매를 맞는 상황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5대그룹이 구조조정의 대표적 성과물로 내놓을 수 있는 철도차량과 항공기 등 7개 구조조정 업종은 연말까지 통합법인 설립을 위한 법률절차를 마무리, 내년 3월께야 법인출범이 가능해 몇달의 시간이 걸린다.
여기에 반도체는 현대-LG간 경영주체 선정을 위한 실사작업에도 들어가지 못해이달말 또는 다음달초로 잡힌 경영주체 선정 시한을 지킬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해당업종들 모두 거액의 외자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외국투자가들은 통합법인 출범 이후에 투자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올해안에 달러를 끌어오기는 힘든 상태다.
각 그룹은 7개업종 구조조정과 별개로 계열사축소 및 소그룹 통합, 자산매각 등을 담은 그룹자체 구조조정계획을 마련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올해를 넘겨 내년말까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할 중장기 과제여서 최종결과물이 나올 때까지는 주변의 압력에 계속 시달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외자유치를 통한 구조조정의 성과를 과시하겠다는 의욕 역시 당장 뾰족한 결실을 맺기 어려워 재계의 고민을 더하고 있다.
대우의 경우 지난해말부터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거액의 외자유치 가능성을흘려왔으나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우는 "올연말까지 GM으로부터 최종입장을 전달받기로 했다"고 말해 앞으로 한달정도는 GM 자본유치 여부를 더 관망해야 하는 상태다.
SK는 한국통신 보유 SK텔레콤 주식을 인수한 후 SK텔레콤이 수십억달러 규모의외자유치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韓通보유지분 인수문제가 가닥을 잡지 못해 골치다.
LG는 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사업부문의 통합을 통한 외자유치를추진중이나 연말께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 역시 전자와 자동차부문에서 다각적인 외자유치를 추진중이나 반도체통합절차와 기아자동차의 인수 작업이 매듭지어지기 전에 외자를 끌어올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삼성 역시 몇건의 굵직한 외자유치 협상이 진행중이지만 좀 더 시간이 걸린다는입장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5대그룹이 재무구조개선약정서상에 제시한 외자유치 계획이구체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각 그룹은 "협상 성사를 위해 기밀사항을 공개하기 곤란하다"는 견해다.
이같은 상황에서 뇌혈종 제거수술을 받은 金宇中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지난20일 퇴원 후 아직 정상업무에 복귀하지 않고 있으며 孫炳斗부회장 역시 한국-이스라엘 경제협력위원회 참석차 중동방문길에 나서 재계 구심체인 전경련은 사방에서쏟아지는 5대그룹에 대한 압박에 대해 즉각적인 대응책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재계는 "국제통화기금(IMF)관리 체제 1년간 별다른 성과물이 없었다는 비난에대해 할말이 없지만 상대적으로 큰 덩치의 5대그룹 움직임은 더딜 수 밖에 없다" 면서도 "연말을 고비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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