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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원유감산 결정 여부 관심

이라크전후 안정세를 보여오던 유가가 최근 다시 가파르게 오르면서 오는 11일 카타르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의 감산 여부 결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제 유가는 최근 배럴 당 31달러를 돌파,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감산 결정이 내려질 경우 향후 유가의 추가 상승으로 인해 주식시장을 필두로 최근 다소 희망적 소식이 전해지던 세계 경제계에 악재로 불거질 것이 확실하다. 더구나 자동차 연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여름 휴가 시즌을 앞둔 상태여서 원유 공급량이 조금이라도 줄어 들게 된다면 그 파장은 작을 리 없다. 일단 현재로서는 그러나 OPEC이 감산을 강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11일 회의에서 감산 결정이 유력시돼 왔으나 이라크 원유생산 정상화가 당초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다 최근 국제 유가의 수급불안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주말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 인도분은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전일보다 54센트 오른 배럴 당 31.2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이라크 전쟁 발발 이틀전인 지난 3월 18일 이후 최고가. 국제 유가는 지난 한 주간 동안만 5.8% 오른 상태며, 지난 한 달 동안에는 재고 부족과 미국의 수요 급증으로 13% 가량 급등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OPEC가 이번 주 회의에서 석유 감산을 논의하려던 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문은 OPEC의 한 관계자 말을 인용, “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급등할 수도 있다”며 “지금 감산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주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 3국 석유장관 회담에서도 이라크의 석유 수출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고 현재 시장 수급 상황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밝혀 OPEC이 산유량 동결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감산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쿠웨이트 등 일부 국가들은 3분기 중 유가를 목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조기에 감산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거래 업체 레프코 그룹의 애널리스트 마샬 스티브스는 “이번 3국 회담에서 구체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해서 올 여름에 감산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어렵다”며 “과거의 예를 봤을 때 세 나라의 석유 장관이 모인 이후 OPEC이 감산에 나서거나 유가를 지지하기 위한 별도의 조치가 취해진 적이 많다”고 설명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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