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은 16일 2015년 하반기 투자 전망을 통해 "그동안 양적완화를 비롯해 국가 간 부양정책 경쟁이 펼쳐져왔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부양정책이 점차 줄어들면서 기업의 펀더멘털이 투자수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채권에 비해 합리적인 가치가 매겨진 주식, 그중에서도 유럽·일본·홍콩 H주를 선호한다"며 "기업의 생산성 저하, 높은 밸류에이션, 연준의 긴축 속도를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국가·업종·종목 선정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랙록에 따르면 국채를 중심으로 현재 채권은 고평가된 상태다. 글로벌 '제로 금리'가 수년간 이어지며 채권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9년 만에 첫 금리인상에 나서면 글로벌 채권 가격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러스 코에스테리치 블랙록 글로벌 최고투자전략가는 "오는 9월 금리가 인상되면 단기채권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다만 장기물 채권 수요가 있어 장기 금리의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매입으로 채권 수익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며 "스페인처럼 기존에도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던 국가들이 더 이상 과거 수준의 수익을 보장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평가된 채권에 비해 주식 가격은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것이 블랙록의 진단이다. 미국 증시가 고평가된 상태이기는 하나 금리인상이 업종·종목 간 차별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펀더멘털 분석에 기초해 투자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코에스테리치 최고투자전략가는 "미국 주식이 고평가된 측면이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전반적으로 채권에 비해 합리적인 가치가 매겨진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상승으로 유틸리티·부동산투자신탁(리츠)·생필소비재와 같이 고배당·저변동성 주식에는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지만 대출 증가율이 동반 성장하는 은행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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