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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는 장세" 단기채권펀드 인기

3개월 투자하면 10%대 수익…중도환매땐 수익 거의없어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수신금리를 인하하고 주식시장이 횡보장세를 거듭하면서 투신사의 단기 채권형펀드가 인기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렇다 할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단기 채권형펀드에 돈을 투자할 경우 큰 수익을 낼 수는 없어도 최소한 은행금리보다는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 돈을 맡겨 이자를 챙기기가 힘들어지고 주식시장 역시 국내외 악재에 둘러싸여 있어 투자하기가 께름칙한 상황이 펼쳐지면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현상이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초단기상품인 마켓머니펀드(MMF)도 지난해 말부터 시중자금이 몰리면서 연간 수익률이 5.0~5.5% 수준까지 떨어져 투자메리트가 사라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의 고객예탁금과 MMFㆍ은행 등에 묻어뒀던 자금이 단기 채권형펀드로 옮아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단기 채권형 펀드에는 3개월정도의 투자로 10%대의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도 있어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현 상황에서는 비교적 투자메리트가 높은 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쉬어가는 장세'에선 고려해 볼만해 증권전문가들은 최근 "가능한 현금보유 비중을 높여라""쉬는 것도 투자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증시가 반등기회를 찾지 못하고 헤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선 증시에 투자했다가는 깨지기 십상이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마냥 은행에 묻어두기 싫은 투자자들은 단기 채권형 펀드를 고려해 볼만하다. 은행권보다는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증시가 바닥을 다지고 올라서는 다음 장세를 기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약간의 위험을 감내하고 회사채에 투자하면 의외의 수익을 올릴 수도 있고 안정적인 국공채에 투자하더라도 시중금리보다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어떤 상품이 있나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인 단기채형 펀드는 대한투자신탁증권과 한국투자신탁증권의 고위험고수익 단기채권펀드다. 특히 대한투신의 '탑플러스 단기고수익 고위험 채권펀드'의 경우 설정 한달만에 수익률 11%의 고공비행을 하면서 1,000억원 이상을 팔았다. 또 한국투신증권은 채권과 기업어음 양도성예금증서를 혼합해 운용하는 '네오에셋채권혼합형 펀드'의 판매고도 3주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들 상품에는 자체신탁재산으로 가지고 있는 미매각잔고를 판매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업 부도리스트에서도 벗어날 수 있고 펀드규모도 커 위험회피전략을 적절히 구사할 수 있다.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기를 원하는 투자자라면 회사채펀드보다는 국공채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현재 투신업계의 회사채펀드 잔액은 83조4,354억원(펀드수 143개), 국공채펀드는 3조168억원(20개)으로 회사채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회사채의 신용위험이 높기 때문에 회사채형펀드의 수익률이 더 높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이와 다르다. 기간별 투자수익률을 살펴보면 3개월 수익률이 국공채형 2.56%, 회사채형 2.18%로 국공채펀드의 수익률이 오히려 높다. 6개월 수익률도 국공채형 5.74% 채권형 4.91%로 국공채형이 훨씬 우세하다. 기관투자자들의 우량자산선호(Flight to Quality) 현상이 심화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빠른 속도로 떨어져 채권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수익률이 좋은 단기채권형 펀드로는 주은운용의 '주은에이스 국공채펀드'와 LG운용의 '트윈스 에이클래스' 등이 있다. 특히 주은에이스의 6개월 수익률의 경우 시중 6개월 정기예금 금리보다 1.5%포인트나 높아 안정적인 단기 고수익이 가능하다. ◇투자 유의사항 국고채금리가 5% 밑으로 떨어졌다가 단숨에 6% 위로 치솟는 등 널뛰기 장에서는 금리변동에 대한 예측과 헷징(Hedging), 만기조정능력 등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투신운용사의 운용능력을 점검해 꾸준히 평균수익률 이상을 내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 또 자신의 투자성향과 위험감내도를 파악해 국공채형과 회사채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국공채형의 경우 안전하긴 하지만 수익률이 시중금리보다 단지 1~2%포인트 밖에 높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리스크-하이리턴형 펀드는 말 그대로 높은 위험을 투자자가 감내하는 대신 3개월만에 최고 11%의 수익률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다. 그러나 회사 신용등급이 BB, BBB급인 채권에 주로 편입되기 때문에 회사의 부도리스크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제일투자신탁증권 모진성 상품개발팀장은 "펀드규모가 500억원 이하면 위험회피전략을 구사하기 어렵다"며 "일단은 펀드 규모가 큰 곳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너무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투신운용사도 따져봐야 한다. 채권투자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만기가 많이 남아있는 채권을 사야 하는데 요즘처럼 금리 변동이 심한 시기에는 수익률이 일시적으로나마 마이너스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펀드 대부분이 3개월ㆍ 6개월의 단기펀드여서 일반 MMF와 달리 중도환매수수료가 비싸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특히 회사채형 펀드의 경우 중도환매수수료가 이익금의 70%이기 때문에 세금을 내고 나면 거의 수익이 없을 수도 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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