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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21]美방송 테러 과민반응
입력2001-09-24 00:00:00
수정
2001.09.24 00:00:00
라디오채널서 '추락'등 제목노래 대거금지지난 11일의 테러사건 이후 초상집 분위기에 싸여있는 미국의 각종 쇼와 TV 및 라디오 프로들이 신중하게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미 최대의 라디오방송국인 클리어채널이 각 지역의 자사 방송국 DJ들에게 '가사가 문제가 되는'150개의 팝과 록과 올디즈의 방송을 삼가해 줄 것을 통보, 팝 전문가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클리어채널은 LA등 전국에 1,200개의 팝과 록 전문 방송국을 소유하고 있는데 제목에 '추락' '먼지' '의사' '천국'같은 단어가 있는 노래들은 무조건 방송을 삼가라고 요구하고 있다.
방송국이 선정한 노래들을 보면 빌리 조엘의 '착한 사람들만이 일찍 죽는다'와 밥 딜란의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및 제임스 테일러의 '불과 비'등을 비롯해 비행기와 뉴욕과 화요일(테러가 일어난 요일)이 제목에 들어간 피터 돌&메리의 '제트기를 타고 떠나며'와 프랭크 시나트라의 '뉴욕, 뉴욕' 그리고 롤링 스톤즈의 '루비 튜즈데이'등도 포함됐다.
클리어채널은 이밖에도 가사에 표적, 충돌, 나타나지 않는 연인 및 불등이 들어있는 곡들도 방송금지요망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그런데 선정된 곡중에 그동안 고통받고 가슴 아픈 사람들에게 위로와 영감을 준 많은 노래들이 포함돼 있어 팝전문가들로부터 무지의 소치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중 대표적으로 거론된 노래가 사이몬과 가펑클의 '브리지 오버 트러블드 워터'와 존 레논의 '이매진' 그리고 루이 암스트롱의 '멋진 세상'. '브리지.'는 "당신이 지치고 보잘 것 없다고 느껴질 때 당신의 눈에 눈물이 고일 때 나는 그것들을 모두 닦아드리리다"라고 말하고 '이매진'은 "당신은 나를 몽상가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나 혼자만이 아니랍니다 / 언젠가 당신이 우리와 함께 하기를 바란다오 그리고 세상은 하나로 살아갈 것이지요"라고 노래하고 있다.
비평가들은 이런 노래들을 지금 같은 때 오히려 더욱 많이 듣고 불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테러사건 이후 가수 셔릴 크로우는 수주전 취입한 앨범의 노래가사를 수정하기도 했다.
한 노래는 오늘날의 영웅부재를 얘기하고 있는데 크로우는 테러직후 뉴욕 소방관들이 보여준 용기를 보고 가사를 수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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