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변에서 중원으로 뻗어나온 흑대마가 여전히 미생이다. “뭐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는 아니잖아.”(하네) “살기가 만만치 않아요. 자칫하다가는 우상귀의 흑 2점이 다칠 염려가 있어요.”(장쉬) “흑89가 조금 빨랐던 것 아닐까.”(하네) “맞아요. 이 바둑을 지게 되면 패착으로 지탄을 받을 완착이었어요.”(장쉬) 백이 90으로 차단하는 수가 의외로 통렬했다. 계속해서 백92가 강력한 수. “역전 무드가 되고 말았어요.”(장쉬) “뭐 그 정도는 아직 아닐 거야. 하지만 흑89는 백90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좀 문제였어.”(하네) 흑89로는 일단 참고도1의 흑1로 연결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백2면 3으로 두는 수가 좌우의 흑을 연결하는 즐거운 수순이 된다. 흑5까지 선수로 활용하고 나서 비로소 흑89에 두었더라면 여전히 흑의 페이스였다. 실전은 흑이 상변쪽도 신경을 써야 하고 하변 역시 미생이므로 운신의 폭이 지극히 좁아졌다. 야마시타가 100으로 잇자 장쉬는 15분 동안 생각에 잠겼다. 백의 형태에도 약점이 많은 것 같은데 섣불리 응징할 수가 없다. 패를 계속하자니 팻감도 여의치 않고 그렇다고 참고도2의 흑1, 3으로 모양을 정비하자니 하변 흑대마의 사활이 걱정된다.(91…88의 왼쪽)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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