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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장은과 합병 6개월 숨가쁜 행보
입력1999-07-06 00:00:00
수정
1999.07.06 00:00:00
신경립 기자
「유로머니 선정 세계 200대 은행」「글로벌 파이낸스지 선정 한국 최우수 은행」국민은행은 분명 「잘 나가는」은행이다. 지난 해 온갖 반대 속에 장기신용은행과의 합병을 강행할 때만 해도 금융권에서는 두 은행간 합병이 「잘못된 만남」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지만, 합병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국민은 잘 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겉으로 잘 꿰매진 조직에도 내부적인 불안요인은 가시지 않고 있다. 국민에 남은 옛 장기신용은행 직원들은 『장은 조직은 합병된 게 아니라 사실상 사라졌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발빠른 행보…숨가빴던 6개월=합병 이후 국민은행은 눈코 뜰 새 없는 6개월을 보냈다. 조직개편과 전산통합, 잇딴 업무제휴, 골드만삭스로부터 5억달러 규모의 외자 도입, 명예퇴직 등 그동안 추진된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어려움도 여러차례 겪었다. 합병 초기에는 옛 국민-장은 직원들의 직급을 맞추는 과정에서 노사간 갈등이 야기됐었고 골드만삭스로부터의 자본 유치는 「은행 주식을 헐값에 넘겼다」는 여론에 부딪치기도 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상반기 실적을 놓고 볼 때 국민은행은 어느정도 성공을 거뒀다. 국민이 자체 추정한 상반기중 영업이익은 1조100억원으로, 시중은행 중에선 가장 좋은 실적이다.
◇평가는 지금부터=그러나 이같은 실적은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한 예전의 국민은행에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자본 도입은 국민은행도 이미 지난 해부터 추진해 오던 일이다. 지난 6월에는 IMF 이후 최초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일으켜 주목을 받았지만 이것 역시 지난 97년부터 옛 장기신용은행이 추진해 오던 업무가 마무리됐을 뿐이다. 해외 금융기관과의 업무 제휴로 파생금융상품과 자산관리 등 그동안 생소했던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발표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아직 실적을 확인하기엔 이른 시기다.
결국 국민은행 합병에 대한 평가는 지금부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은행은 새천년을 대비한 「U&I 2000프로젝트」를 추진, 2001년 세계 100대 은행으로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켜「세계적인 은행(WORLD CLASS BANK)」으로 도약하는 것은 앞으로의 행보에 달렸다.
◇화학적 결합이 시급=문제는 아직까지도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이지 못하고 있는 두 기업문화이다. 합병 전부터 「최악의 만남」이라는 극단적 우려를 자아냈던 데는 이질적인 기업문화가 첫번째 요인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옛 장은 직원들이 합병은행에 등을 돌렸다. 당초 1,005명이던 장은 직원들 중 합병 전 명예퇴직으로 267명이 빠져 나갔고 합병은행 출범 후에도 이번 명예퇴직 신청인원까지 총 90여명이 새 직장을 찾아 나섰다.
국민도 장은을 끌어안기 위한 노력은 기울였다. 오세종(吳世鍾) 옛 장은 행장은 비상임위원장직에 앉아 있고, 두 명의 임원이 자리를 보존했다. 국민은행 문을 나선 대부분의 직원들은 은행에서 내몰렸다기 보다는 기업문화의 차이에 적응하지 못해, 또는 더 나은 자리를 찾아 스스로 떠났을 뿐이다.
그러나 두 조직이 하나가 되기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러는 동안에 또 얼마나 많은 옛 장은직원들이 빠져 나갈지 알 수 없다. 필요한 노하우를 갖춘 조직원 없이는 시너지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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