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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보다 훨씬 큰 우리아이, 혹시 성조숙증?

성호르몬 과다하게 분비되면

성장판 일찍 닫혀 키 안자라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한 초등학생의 키를 재고 있다. 또래보다 너무 키가 크거나 2차 성징이 너무 일찍 시작될 경우 성조숙증을 의심하고 성장판 검사를 통해 호르몬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서울경제DB


경기도 안양에 사는 주부 김모씨는 최근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김씨의 자녀가 요즘 부쩍 살이 찌고 한쪽 가슴이 도드라지는 등 2차 성징이 의심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주변에서 너무 이르게 성장이 시작되는 성조숙증 사례를 많이 봐서 혹시나 우리 아이도 성조숙증이 아닐까 걱정이 돼 병원을 찾았다"며 "다행히 또래보다 성장이 좀 빠르기는 하지만 아직 약물치료할 정도는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녀의 체중관리를 위해 운동횟수를 늘리고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이면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일 것을 당부 받았다.

개학을 앞두고 자녀의 건강관리를 위해 병원을 찾는 부모들이 많은 가운데 성조숙증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성조숙증 어린이 수는 급격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성조숙증 환자는 2009년 2만1,000여명에서 2013년 6만3,000여명으로 최근 4년 새 3배가량 증가했다.

부모 키는 작은데 아이가 너무 크거나 사춘기 증상이 여자아이에게서 8세 이전, 남자아이에게서 9세 이전에 나타나면 성조숙증으로 진단한다. 성조숙증인 아이는 뼈 나이가 또래보다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일찍 성장판이 닫혀 성장이 멈추게 되고 최종적으로 성인이 됐을 때 키가 작아지게 된다.

성조숙증의 경우 여아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젖가슴이 발달하는 신체변화가 뚜렷해 남아의 성조숙증보다는 발견하기 쉽다.

여아의 경우 초등학교 2학년 이전에 가슴 몽우리가 발달한다면 검사를 해봐야 한다. 난소에서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면 가슴 몽우리가 생기고 자궁이 커지면서 초경을 하게 된다. 따라서 초등학교 4학년 이전에 초경이 시작되는 경우도 성조숙증에 해당한다. 남아는 사춘기 초기에 고환이 커지나 이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고환에서 남성 호르몬이 분비되면 고환이 커지고 음모와 음경이 발달하고 변성기가 찾아온다.

성조숙증의 원인으로는 특별한 원인질환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이 가장 많으나 환경적 요인으로 불규칙한 식습관과 고열량식품 섭취, 환경호르몬 노출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비만 아동은 정상 체중인 아동에 비해 성조숙증 발병 확률이 높다.

이기형 고려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 평균 신장은 남아 120㎝, 여아 119㎝인데 부모의 키가 평균치 이하인데도 불구하고 자신 아이의 키가 또래보다 7~8㎝ 이상 너무 크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성조숙증이 발생하면 성호르몬 분비가 많아져 여아는 너무 이른 나이에 초경을 경험하게 되고 또한 성장판이 너무 일찍 닫혀 초등학교 4~5학년 정도 되면 성장이 멈춰 키가 작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성조숙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키와 몸무게를 측정하고 비만도, 2차 성징의 출현 정도 등을 진찰한다. 여기에 방사선 검사를 통해 골연령을 측정하게 된다. 혈액검사를 통해 성선자극호르몬·성호르몬, 성장인자 농도 등을 측정한다. 난소와 자궁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 초음파를 실시하기도 한다. 남아에서 성조숙증이 오거나 여아에서 만 6세 이전에 성조숙증이 오는 경우에는 대뇌병소를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뇌 자기공명영상(MRI)촬영을 하기도 한다.

성조숙증으로 진단된 경우 사춘기 지연치료를 실시한다. 성호르몬자극호르몬을 억제하는 약을 사용할 수 있다. 주사치료는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을 방문해 받게 된다.



또래에 비해 키는 작은데 성조숙증이 오는 경우나 사춘기 지연치료 중 키 성장을 좀 더 좋게 하기 위해 성장호르몬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강민재 한림대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조숙증이 있다고 모두 약물치료를 하지는 않으며 아이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필요한 경우에만 실시한다"며 "일반적으로 여아에게서 성조숙증이 많지만 남아에게도 나타날 수 있고 남아의 경우 신체적 특징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성조숙증이 의심되는 경우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평가를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일반적으로 여아는 13세, 남아는 15세가 되면 성장판이 닫혀 그 이후에는 키의 성장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만큼 성조숙증 치료는 가급적 초등학교 고학년 이전에 실시하는 것이 좋고 치료 시기가 너무 늦으면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성조숙증 발생을 예방하려면 비만이 되지 않도록 체중관리에 신경 쓰고 햄버거·라면 등의 패스트푸드와 같은 고열량 저영양 식품 섭취를 피하는 등 식습관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 교수는 "성조숙증 발생을 막고 정상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식생활 습관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은 열량에 비해 영양은 부족하고 포화지방산과 소금, 인공 감미료의 함량은 높은 반면 비타민과 무기질은 거의 들어 있지 않아 소아 비만과 성조숙증·저신장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탄산음료와 자극적인 음식, 단 음식도 적게 먹어야 한다. 콩과 채소·과일·해조류 같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음식 섭취를 늘리고 육류를 먹을 때는 지방보다 살코기 부위를 선택해서 먹는 것이 좋다.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고 가급적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음식을 꼭꼭 씹어 먹으면 성장을 촉진하는 파로틴이라는 호르몬의 분비가 늘어난다.

소아비만은 성조숙증의 발생확률을 높이는 만큼 적절한 운동을 통해 비만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만 예방을 위한 운동 중에서도 성장판에 자극을 주고 골격과 근육발달을 위한 전신운동인 줄넘기·수영·스트레칭 체조와 농구·탁구·배드민턴과 같은 구기운동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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