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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불황 이렇게 뚫는다] [기고] 유통불황 타개하려면
입력2003-08-20 00:00:00
수정
2003.08.20 00:00:00
불황은 이제 생활이 돼버렸다.
한국경제는 불황의 그늘에서 성장엔진이 힘을 잃었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유통업전반에 걸쳐 매출하락은 물론 서비스업의 침체현상도 골이 깊어지고 산업전반에 걸쳐 경기지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전년대비 매출이 10%이상 급감했고 할인점도 소폭 감소했으며 작년 급상승했던 TV홈쇼핑도, 다단계판매도 모두 매출 감소에 비상이 걸렸다. 의류업체는 연일 도산의 소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웬만한 제조업체들은 자진해서 사업을 포기하거나 전업을 준비하는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어느 지역이든 공단으로 형성된 구내 벽보에는 공장을 판다는 문구로 도배되어 있고 바닥으로 생각되었던 경기가 언제쯤 올라갈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국내외 호재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라크 전쟁이 끝나면 미국경기가 회복되면서 한국 경제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던 예측은 빗나갔고 사스로 무너진 동남아 경제는 우리나라 경기회복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을 뿐이다.
소비자 마음이 얼어 붙으면 경기는 더욱 침체한다. 유통과 제조업을 지원, 육성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등 경제를 활성화하려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경제정책 수립에 있어 중장기 정책의 면밀한 계획과 철저하고 냉철한 정책 실행을 추진해야 한다.
유통 산업은 국민경제에서 GDP의 9.9%, 고용인력의 19%가 종사하는 전략 산업이다. 또 유통산업의 부가가치는 매년 증대하고 있다.
지난 1년간 160조원을 얻은 소매매출액은 바로 유통산업의 현주소다.
우리나라의 소매 매출은 백화점이 17조 1,000억원, 할인점이 17조원, 수퍼마켓 6조원, CVS가 3조원, TV홈쇼핑 5조원, 다단계 5조3,000억, 중소유통 및 재래시장이 60조~70조원을 기록했다.
백화점은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빅3`를 중심으로 시장구조가 재편되었으며, 이제 유통산업의 왕자 자리를 대형할인점에 내주게 되었다. 백화점은 그 동안 풍부한 상품으로 고객을 맞았으나 컴퓨터, 가전, 가구 등은 전문점으로 빠져나가 선택과 집중의 경영을 해야할 시점이다.
할인점은 내실 경영과 고객만족 지향 마케팅에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소비자는 어떤 소비심리로 구매하며, 할인점은 얼마나 효율적인 판매로 수익성을 높일 것인지를 연구해야 한다.
할인점은 물건을 싸게 파는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주민 생활의 질을 높여주는 생활공간으로서 가치 만족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수퍼마켓은 불황 타개의 선봉장이 돼야 한다. 경기침체로 부진했던 슈퍼마켓은 경제적인 면적(할인점보다 적은 규모)과 규모에 맞는 상품, 지역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면 영업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수퍼마켓 이용자는 반경 1km이내 이용자가 대다수이므로 공산품의 가격경쟁력 강화와 식품의 신선함, 차별화한 서비스 제공은 불황기를 뛰어 넘는 수퍼마켓 경영의 핵심이 다.
편의점은 차별화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국내 편의점의 상품구색은 80%가 대동소이하다. 이에 따라 지역특성에 맞춰 패스트 푸드형, 쇼핑형, 사무중심형, 학생 중심형 등의 컨셉에 따른 운영도 생각해 볼 만 하다.
TV홈쇼핑의 경우 매출이 크게 떨어진 이유로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을 꼽고 있지만 천편일률적인 편성도 매출감소에 한 몫을 했다. 이제 도입단계를 지나 성장 단계에 있는 홈쇼핑은 상품선정의 전문성, 브랜드의 신뢰성에 바탕을 둔 마케팅 전략이 요구된다.
다단계 판매 시장은 지난해 매출이 5조5,000억원에 400만 가입회원이 움직이는 큰 시장이다. 지난해 암웨이는 매출이 업계 최초로 1조원을 넘어 세계적인 회사로 발돋움했고 많은 회사들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그러나 올들어 다단계 판매시장은 매출이 급감, 공제 조합 설립후 영세 업체들은 설자리를 잃어버리고 `떴다방`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건전한 다단계 판매회사로의 발전을 위해서는 내실있는 경영을 지향하고, 고객지향 마케팅을 제대로 실천하도록 하는 공정위의 지도와 배려가 필요하다.
중소 유통 및 재래시장은 무엇보다 활성화가 시급한 분야다. 2000년부터 정부가 재래시장 일부를 선정 환경, 시설, 점포개선 등을 지원하고 있으나 의식 부족과 전근대적인 영업방식으로 생존의 기로에 서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과 스스로의 노력으로 시설을 현대화하면서 살아나는 시장도 있다. 강원도 횡성시장, 포항 죽도시장, 청주 육거리 시장, 서울 우림시장, 월정리 시장 등은 고객이 늘고 매출도 증대되어 수입도 늘었다.
유통업의 발전은 유통관계자 모두의 책임이며 몫이다. 정부는 좀더 적극적으로 지원책을 강구하고, 지자체는 현장중심 지도를 강화하며, 종사자들은 힘을 모아 변화를 추구하고, 연구기관들은 새로운 생존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유통업계에는 침체를 이겨내고 번영의 길이 보이는 재기의 기회를 맞을 것이다.
<변명식 (중소기업혁신전략연구원장ㆍ경제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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