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들어 19개월 만에 2%대로 하락했다.
다만 서민물가 체감도는 여전히 높고 봄철 이사수요 증가와 이상 저온현상에 따른 채소작황 부진 우려 등이 남아 있어 정부도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고 나섰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6%(전월 대비 -0.1%)를 기록, 지난 2010년 8월 이후 처음으로 2%대에 진입했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3월의 서비스 부문 물가상승률이 1.4%(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해 전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한국은행은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이 서비스 물가하락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진단했다.
3월 들어 축산물과 내구재 물가가 전년 동월보다 각각 10.1%, 1.3% 떨어진 것도 물가 상승률의 전반적인 둔화를 이끌었다.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올해 3월 1.9%로 집계돼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통신과 오락ㆍ문화 부문의 물가 상승률도 같은 기간 중 각각 3.4%, 0.2% 떨어졌다.
이에 비해 상품 부문 물가 상승률은 2월 3.9%이던 것이 3월에 4.1%로 되레 올랐다. 국제유가 인상이 상품 제조원가 등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농산물(전년 동월 대비 물가 상승률 9.4%), 석유류(6.0%)의 물가 상승폭이 컸다. 주요 품목별 지난해 3월 대비 상승률을 살펴보면 ▦쌀(14.4%) ▦설탕(13.2%) ▦우유(11.8%)▦라면(8.1%) 등의 가격 불안이 눈에 띄었다.
전기ㆍ수도ㆍ가스(5.7%) 등도 서민들의 물가체감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국제유가 인상은 석유류 제품뿐 아니라 농업ㆍ공공요금ㆍ공산품 등 다양한 부문에 파급된다"며 "유가 불안 요인이 상존해 있는 만큼 물가관리에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봄철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이상저온 현상으로 인해 채소 작황에 영향을 미칠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봄철을 맞아 이사수요가 늘면서 주택임대 가격도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3월의 주택 전ㆍ월세 가격은 지난해 3월보다 4.9% 올랐다. 2월과 배교해도 전세는 0.6%, 월세는 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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