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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점도 이젠 협회 만들때

할인점이 유통 업계의 맹주로 부상했다. 지난해 4ㆍ4분기 분기실적에서 처음으로 백화점 매출을 따라잡았던 할인점은 올들어서도 점포를 확장하며 등등한 기세를 이어갔다. 업계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할인점의 상반기 매출은 9조1,000억원으로 8조6,000억원을 기록한 백화점을 5,000억원이나 앞질렀다. 올 연말에는 할인점이 20조4,000억원, 백화점이 18조원으로 매출 차이가 2조원 이상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렇게 잘나가는 할인점 업계에도 문제는 있다.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여러 할인점 업체의 목소리를 한데 모으고 의견을 조율할 협회가 아직 없다는 것이다. 할인점보다 훨씬 시장 볼륨이 작은 편의점 업계는 물론이고 할인점 앞에서 좌판을 깔고 물건을 파는 노점상인들도 전국적인 협회가 있는 현실이고 보면 할인점 업계의 구심점 부재는 신기할 따름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할인점 협회의 부재는 업체들의 지나친 경쟁의 소산”이라며 “어느 업체 하나 제 밥그릇 챙기는 데만 관심이 있을 뿐 앞장서서 총대 메려고 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더이상 가격을 내릴 여지도 없는 할인점들이 소비자들은 관심도 없는 가격경쟁으로 피를 흘리는가 하면 납품 업체들이 경쟁사에 입점 못하게 훼방을 놓는 경우도 공공연하다. 게다가 신규 점포입지 입찰이나 인수합병(M&A)이라도 한건 있다 싶으면 업계에서는 여지 없이 “어느 업체는 인수의도도 없으면서 경쟁사 애 먹이려고 액수를 높게 써냈다”느니 “어느 업체는 입찰에도 응하지 않으면서 경쟁사 부지 인수에 재를 뿌렸다”느니 하는 소문이 횡행한다. 이렇게 떠도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협회를 만들어봤자 그곳이 신종 격투기 무대로 변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이제는 점포수도 포화단계에 접어든 만큼 대화와 조율의 장은 반드시 필요하다. 어느 업태든 성장기에는 경쟁이 불가피하고 그로 인해 소비자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누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 할인점들은 주먹다짐을 멈추고 자기 코너로 돌아가 다음 라운드의 전략을 짤 때도 됐다. <우현석기자(생활산업부) hnskw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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