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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원생 낙인 지우고 "새 삶 가꿔요"
입력2003-08-03 00:00:00
수정
2003.08.03 00:00:00
고광본 기자
“한때 잘못으로 소년원에 들어갔지만 막상 소년원생이란 낙인을 새기고 보니 정말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소년원내 창업보육원의 도움으로 창업을 하니 희망도 보입니다. 회사를 열심히 키워 저 같은 소년원 출신들이 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
법무부 보호국 산하 서울소년창업보육원(고봉정보통신중고교-구 서울소년원)의 지원을 받아 지난 7월 중순 창업한 김광재(20) Green Pine(그린파인) 대표의 말이다.
이젠 어엿한 사장 대접을 받고 있는 광재씨는 컴퓨터 및 주변기기와 소모품ㆍ가전ㆍ문구류 등의 유통을 기초로 기업의 웹솔루션 구축, 인터넷방송 장비솔루션, 전자출판(인쇄물 디자인)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임직원은 모두 4명. 이들은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청소년기에 방황하다 절도 등으로 소년원에 들어왔지만 성실히 교육을 받고 새 인생을 개척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광재씨도 부모의 이혼 등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탈선하는 바람에 지난 2001년 4월 소년원 신세를 져야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불편한 관계였던 아버지가 “헛되게 살지 말라”고 한 말이 문득 가슴에 와 닿았고, 창업보육원에서 6개월간 컴퓨터 전자출판 과정과 창업예비코스를 마치는 등 모범 생활로 14개월 만에 조기 퇴원했다. 이후 창업보육원 강사가 운영하던 전자출판업체에서 7개월간 샐러리맨 생활을 하던 그는 보육원 성우제 과장으로부터 “사무용품 등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 틈새시장을 개척 하는게 어떻겠느냐”는 창업제의를 받으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처음엔 두려움으로 창업을 망설였다는 그는 고민 끝에 “한번 해보자”며 용기를 냈고, 보름여 보육원 재교육을 받은 데 이어 전자출판 등 여러 아이디어를 냈다. 이 과정에서 벤처기업인 ㈜마레이컴퍼니 최재혁 대표가 잠원동 사무실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여러 곳에서 힘을 보탰다. 조달청과 소년원 출신 기업 지원문제를 협의중인 성 과장은 “소년원 창업기업이 많이 배출돼 소년원생 취업의 길이 넓어져야 사회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린파인은 바인텍(IT벤처), 푸르미 카서비스(정비), Ncwiz(명함ㆍ카드) 등 3개 소년원 출신 기업과 함께 이익금의 일부를 적립, 퇴원생들 창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법무부와 산하기관 등을 비롯해 정부기관 등에 대한 영업을 확대, 창업 보름 만에 5,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린 그린파인은 이달 중 대전청사 인근에 지사도 낼 계획이다. 광재씨는 “내년에는 전정환 군(16ㆍ대리) 등과 함께 야간대학도 가고, 향후 소년원 출신의 고용규모도 50명 정도로 확대하고 코스닥에 등록하는게 꿈”이라고 말했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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