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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동계는 선명경쟁의 함정 피해야

4ㆍ15 총선을 계기로 노동계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견상으로 보면 우선 민주노총이 주축이 된 민주노동당이 정당지지도 13%를 차지하며 17대 국회의 제3당으로 제도권에 진입했다. 한편 우리나라 노동계의 또 다른 산맥인 한국노총은 19일 이남순 위원장 등 지도부가 총사퇴한데 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반면 탄핵정국과 총선 때문에 대부분 5~6월에 집중된 올해 단위노조 임단협에서는 비정규직 차별철폐 문제를 비롯해 7월1일부터 실시될 주5일 근무 제의 구체적인 시행방안 및 임금인상률 등을 둘러싼 첨예한 현안이 기다리 고 있다. 그러나 임금의 경우만해도 경영계가 대기업은 전년 수준으로 동결하고 중소기업은 3.8% 범위 내에서 인상할 것을 이미 사용자측에 권고해 놓은 것과는 달리 노동계는 지난해 물가상승률 3.6%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 한 수치라며 반발하고 있어 갈등을 피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노사관계의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할 노동부나 노사정위원회의 움직임은 더디기 그지없는 실정이다. 노사관계제도선진화 연구위원 회가 지난 연말 최종보고서를 노동부에 제출했으나 노사정위에서는 올 상반기안에 논의를 마치기로 계획되어 있고 올 하반기나 돼서야 관계법령의입법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비정규직 보호입법의 경우 아직 관계 부처 협의도 마무리되지 않아 연내에 관련법의 제ㆍ개정이 가능한지조차 불투명한 실정이다. 따라서 올해 춘투에서의 노동계 향방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수밖에 없 다. 물론 진보세력의 제도권 진출만을 놓고 볼 때 선진국의 사례에 비춰 도리어 노사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민주노총의 새 지도부가 대화를 강조하고 있는데다 민노당의 원내 진출에따른 사회적 책임감도 커졌기 때문이다. 6월16일을 기점으로 세부 투쟁일정을 세워나가고 있는 민노총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반면 한국노총은 전면 쇄신과 함께 새로운 리더십이 요청되는 상황인 만큼 강경노선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그 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민 주노총과의 통합이 가시화된다면 노동계의 투쟁 강도는 훨씬 높아질 수도있다. 결국 국회에서는 노동관계법의 입법 수준을 놓고 대결을 벌이고 산업현장에서는 양대노조의 선명성 경쟁으로 노사갈등이 증폭되는 상황도 우 려된다. 그것은 산업활동은 물론 노동운동을 위해서도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다. 노동계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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