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제는 감성시대] 브랜드는 품격 "브랜드는 기업 모든것" 파워 높여라CEO직속 팀·위원회 신설등 관리전략 짜기박차삼성전자-'이매진'·SKT-'T'·KT-'메가캣' 선봬中등 해외서 '가짜 브랜드' 속출에도 적극 대응 정보기술(IT) 제품이나 서비스에서도 '감성'은 핵심적인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감성은 디자인ㆍ마케팅ㆍ브랜드 등을 통해 구체화된다. 기능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멋진 디자인은 고객을 순식간에 사로잡는다. 품질과 가격뿐 아니라 느낌이 통해야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최신 감각이나 취향을 충족시키는 마케팅 활동을 통해 고객에게 바싹 다가서야 한다. 이처럼 디자인과 마케팅을 통해 감성을 자극하면 브랜드 가치는 자연스레 올라간다. 이는 곧 기업, 나아가 그 기업이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이렇게 되면 브랜드를 보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선순환 현상이 나타난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가릴 것 없이 모든 IT 기업들이 감성을 중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감성을 잘 활용하면 보다 높은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고 나아가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높여준다. ◇브랜드는 기업의 ‘모든 것(everything)’=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팅회사인 인터브랜드와 비즈니스위크는 지난 7월 100대 글로벌기업의 브랜드가치를 액수로 환산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코카콜라가 670억달러로 1위를 지켰고, 마이크로소프트(599억달러), IBM(562억달러), GE(489억달러), 인텔(323억달러), 노키아(301억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162억달러로 20위에 랭크됐고, 현대자동차(41억 달러)가 75위, LG전자(30억달러)가 94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높은 브랜드 가치를 자랑하는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는 IT업체들이다. 이는 글로벌 경제에서 IT기업들이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반영하는 동시에 브랜드가 중요한 기업 가치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를 잘 대변한다. MS의 경우 유형자산이라고 해야 사옥 정도가 고작이다. 그 가치 또한 브랜드 등 무형자산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IT 분야에서 브랜드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사회적 지위 또는 차별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이다. 따라서 브랜드 파워가 높은 기업일수록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김문수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브랜드전략팀 상무는 “IT제품의 경우 대부분 가격이 비싼데다 오래 사용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브랜드가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프리미엄 브랜드를 확보해야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파워를 높여라=브랜드 경영에 관한 한 삼성전자는 선두 주자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경영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96년 “앞으로 브랜드 등 무형자산에서 큰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브랜드 경영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삼성전자는 지난 99년 브랜드 전략팀을 만들고 ‘삼성’ 브랜드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이런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삼성의 전세계적인 인지도는 지난 99년 당시 21%에서 2004년에는 42%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프리미엄’, ‘고객 중심’, ‘감성 기술’을 앞세운 새로운 브랜드 전략 ‘이매진’을 펼쳐나가고 있다. LG전자도 지난 2004년부터 글로벌 브랜드 경영을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브랜드 매니지먼트팀’을 신설, 매년 1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LG전자의 BM팀은 CEO, 해외 지역총괄 등이 참석하는 ‘글로벌 마케팅 회의’를 개최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전사적인 역량을 쏟고 있다. 제조업체뿐 아니라 통신서비스업체인 SKT와 KT도 최근 들어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SKT는 지난 7월 스피드011, 준(June), TTL 등 여러 브랜드를 하나로 묶은 통합 브랜드 ‘T’ 를 선보였다. SKT는 ‘T’를 컨버전스(통합)와 유비쿼터스를 지향하는 새로운 통신서비스의 대표 브랜드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KT도 올해 초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메가패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메가캣(Megacat)’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다. KT는 무형의 서비스인 초고속인터넷 상품이 고양이를 의인화한 캐릭터를 통해 소비자에게 훨씬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랜드 도용에 강력히 대응해야=국내 기업들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자 새로운 골치거리가 등장했다. 중국 등을 중심으로 한국 브랜드 도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중국에서 LG 브랜드를 내건 ‘짝퉁’ 제품 적발건수는 ▦2003년 6건 ▦2004년 8건 ▦2005년 26건 등으로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50건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브랜드 도용은 중국 뿐 아니라 중남미와 중동 등으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에어컨, 휴대폰, LCD 모니터 등 여러 분야에서 브랜드 도용이 늘어남에 따라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중국시장에서 삼성(SAMSUNG)을 본 딴 ‘SAMSONG’이 출현하는가 하면 애니콜을 모방한 ‘애미콜’ 등 가짜 브랜드가 속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담팀을 구성하는 동시에 중국 정부의 협력을 통해 브랜드 도용 문제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중국 IT업체들이 최근 들어 기술적인 측면에서 급성장을 하고있지만 국내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브랜드 파워에서 많이 떨어진다”며 “브랜드의 가치를 지키고 키우는 것이야말로 생명처럼 소중한 일”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8/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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