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기업이 일반 기업에 자발적으로 독점기술을 제공해 시장경쟁을 하겠다고 선언해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2011년까지 1,000억원, 2020년까지 1조원대로 예상되는 큰 시장이다. 한전KDN은 2일 전력선통신(PLC) 자동원격검침의 핵심부품인 PLC칩 등을 희망업체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전KDN은 한국전력그룹의 100% 자회사로 지난 10년간 전력선을 이용한 원격검침기술을 개발해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PLC 시범사업자로 5만여가구에 시범적용했고 스마트 그리드 제주실증단지 사업자로도 선정되는 등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는다. 이처럼 한전KDN이 독자개발한 PLC 기술이 시장을 독점하면서 다른 사업자들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한전KDN이 개발한 PCL 자동원격검침의 핵심부품인 PLC칩을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PCL 자동원격검침 사업은 소비자들이 실시간으로 인터넷 등을 통해 전기요금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지만 전기요금이 소폭 올라가게 된다. 한전KDN은 시장을 개방함으로써 다른 사업자들과의 경쟁을 통해 서비스 공급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시장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한전KDN은 조만간 자동원격검침 사업을 희망하는 업체를 공모해 기술력, 생산능력, 재무 상태 등을 평가한 후 PLC시스템 생산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업체는 핵심부품인 PLC칩 등 자재를 공급받고 관련 기술을 이전받는다. 현재 한국전력은 원격검침 사업에 대해 사업공고를 내고 사업자를 모집하고 있다. 한전은 2011년까지 180만가구, 2020년까지 1,800만가구에 자동원격검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입찰에는 한전KDN을 포함해 7~8개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현칠 한전KDN사업팀장은 "공기업이 개발한 첨단기술을 민간 중소기업들과 공유함으로써 기술 발전과 전기 원가 절감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며 "여러 업체가 경쟁에 나서게 됨에 따라 PLC 원격검침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