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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4일 개막하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미술 시장 아르코(ARCO) 아트페어에 한국의 주빈국 행사가 윤곽을 드러냈다. 3일 조직위원회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2월부터 5월까지 순차적으로 열리는 주빈국 문화행사를 발표했다. 주빈국 기획전에 초대된 화랑은 14개이며, 90여명의 작가가 선정됐다. 아르코 아트페어에 초대된 역대 주빈국 중 아시아 국가로는 한국이 처음이다. 주빈국 행사의 주제는 '코레아 아오라(Corea Ahora: Ahora는 스페인어로 지금이라는 뜻)'. 분단국가 혹은 삼성ㆍLG등 해외 진출 첨단 기업으로 인해 얻게 된 '첨단기술의 나라' 라는 피상적인 이미지를 벗고 한국 예술의 독창성과 비전을 소개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미술을 중심으로 공연ㆍ영화ㆍ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이벤트가 준비됐다. 전시행사로는 아르코 아트페어장인 이페마(IFEMA)내에 마련된 주빈국 특별관에서 14개의 화랑이 꾸민 한국 기획전을 비롯해 고(故)백남준의 고국에 대한 비전을 담은 작품 80여점을 선보이는 '백남준 특별전'과 아트센터 나비와 스페인 미디어 전문기관인 인터메디아애가 공동으로 작업하는 '인터메디아애_민박' 등 7개의 특별전이 3개월간 마드리드에서 열린다. 또 김금화와 서해안 풍어제가 준비한 '전통 굿'과 영화감독 김기덕과 홍상수의 작품을 집중 조명하는 영화제 등이 준비됐다. 예산 35억원을 지원받는 아르코 주빈국 조직위원회는 지난 6월 김선정 전 커미셔너가 정부와의 불협화음 등을 이유로 사퇴한 후 스페인 측의 작가 선정 개입, 참여화랑 선정을 둘러싼 잡음 등으로 마찰을 빚어왔으나 최근 가까스로 갈등을 봉합하고 행사 계획을 확정짓게 됐다. 아르코 아트페어는 미국 시카고 아트페어, 프랑스 피악(FIAC),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 독일 쾰른 아트페어와 함께 세계 5대 미술 아트페어 중 하나다. 매년 약 2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이 행사는 미술관련 포럼과 컨템포러리 아트를 소개하는 프로젝트 등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를 마련, 다른 미술시장과 차별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김정화 커미셔너는 "90여명의 한국작가가 한꺼번에 해외 미술행사에 초대된 것은 건국이래 처음"이라며 "준비기간이 짧지만 한국의 정서가 녹아있는 컨템포러리 아트를 소개해 문화강국 한국의 이미지를 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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