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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국내車업계 "대응책 마련" 잰걸음
입력2002-04-21 00:00:00
수정
2002.04.21 00:00:00
국내 자동차 업계가 미국의 통상압력 진화를 위해 정부와는 별도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특히 현대ㆍ기아차는 한ㆍ미 통상 마찰이 격화될 경우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고 대응 논리를 개발하는 한편 ▦미국 현지공장 설립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미니밴 택시 수입 등 수입차 판매 촉진 ▦유럽 등으로 시장다각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동진 현대차 사장은 "미국이 관련 법규를 적용하기 위한 예비단계로 실사에 나설 경우 국내 수출차들은 항만에 몇 개월씩 묶여 위기상황에 처하게 된다"며 "일본도 그 같은 방법에 결국 손을 든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업계의 대책은 대응논리 개발, 현지화로 통상마찰 진화, 수출시장 다변화 등으로 요약된다.
업계의 대응방안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것은 수입차 판매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겠다는 것.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수입차 판매는 지난 2000년 5,399대에서 지난해 9,779대, 올해 1만8,000대가 예상되는 등 해마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이 같은 판매 증가에도 미국측이 수입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1% 미만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어 한국 시장이 폐쇄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수입차 업체들의 주력 제품이 국내시장의 5.8%에 불과한 2,000cc 이상 대형차인 데다 가격이 동급 국산차보다 2배 이상 비싸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지난해 일본차 판매는 2000년보다 3배 이상, 유럽도 78%나 증가했으나 미국산은 27%에 그쳤다"며 "이는 미국차가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현지화와 수입차 판매로 통상마찰을 피하겠다는 것도 업계의 전략 가운데 하나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주에 10억 달러를 투입, 현지 완성차 공장을 짓고 수입차의 판매 촉진을 위해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미니밴 100대를 수입, 5월부터 대형택시로 판매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수출시장 다변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ㆍ2월 북미 지역 완성차 수출은 11만6,565대로 전체 수출의 51.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지역으로의 수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가운데 미국이 9만4,193대로 전체의 43.6%를 차지했다.
업계는 이 같은 지역 편중성 심화가 무역 마찰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보고 유럽, 중동 등으로 시장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자동차 업계 5사 사장단은 지난달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과 간담회를 갖고 디젤차량 공급 등을 통해 유럽시장 공략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차의 경우 유럽법인의 연구개발 및 디자인 기능 강화, 월드카인 '겟츠' 투입 등을 통해 올해 지난해보다 7.8% 늘어난 27만5,000대를 판매키로 했다.
기아차도 디젤엔진을 장착한 쏘렌토, 카니발, 카렌스 등 레저용 차량(RV) 3총사를 앞세워 올해 총 12만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최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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