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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미래사
입력2002-06-23 00:00:00
수정
2002.06.23 00:00:00
빤히 알면서도 대비하지 못하는게 인간사이다. 건강도 그러하고 노후설계도 그러하다. 청춘이 영원한 줄 알고는 뒤늦게 후회한다.
미래에 대비하지 못하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고 사회도 그러하다.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불변의 과정에 못지않게 필연의 결과로 다가서고 있는 미래사에 대해서도 사회는 제대로 대비하지 않는다.
물 부족사태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물 부족사태는 있을 수 있는 미래가 아니라 언제인가는 반드시 우리에게 닥칠 재앙이다. 그러나 그 대비는 많은 젊은이가 건강을 돌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
물 부족사태뿐만 아니라 가까운 장래에 반드시 우리에게 닥칠 재앙임에도 불구하고 대비는커녕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것들이 많다.
노인문제, 탈북자사태, 그리고 심지어는 대학생 부족의 문제도 그런 것 중의 하나이다. 이런 사회적 과제엔 몇가지의 불행한 공통점이 있다.
첫째로 이런 문제에 대처할 주체가 사회 또는 정부라는 점이다. 정권이 5년 단위로 바뀌는 현실, 정부 이외에는 이런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하려는 조직이 없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런 장기적 과제에는 문제해결의 주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터질 때까지는 누구도 당사자가 아니라는 말인 것이다.
둘째 공통점은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되어 빚어지는 과제일뿐 아니라 문제해결의 코스트가 엄청나다는 점이다. 대학이 학생을 구하려 다녀야 하는 사태에는 건국 이후의 굴절된 교육정책이 그 배경에 깔려 있다.
노인문제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고 있으며 사회적 생산성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그 배경에는 가족형태의 변화,출산율의 저하 등 하루 아침에는 복원하기 어려운 실패가 깔려 있다.
셋째로 탈북자사태 등에는 복잡한 국제정세가 또 얽혀 있다. 대중국관계 또는 대미국관계 등 얼른 결단하기 어려운 국제관계가 얽혀 있다.
어떻든 넷째로 이런 장기과제는 그 대비를 미룰수록 비싼 대가를 치뤄야 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누구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컨센서스가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마지막 슬픈 공통점이다.
/정태성(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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