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대치동의 세텍(SETEC) 컨벤션 센터. 청바지 차림의 서진우(사진) SK플래닛 사장이 단상을 거부하고 무대 한 가운데 섰다. '단상에서의 연설'은 "너무 옛스럽다"는 이유였다. 서 사장은 이어 SK플래닛의 새로운 지향점으로 '인스파이어링 에브리원 인 플래닛(Inspiring everyone in planet)'을 제시했다.
SK플래닛은 이날 SK M&C와의 합병 100일을 맞아 '공감 페스티벌'을 열고 새 기업 비전을 선포했다. 서 사장은 "SK플래닛이 좋은 회사보다는 위대한 회사가 되길 바란다"며 "이전의 슬로건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할 2%가 부족한 것 같아 더 원대하게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비전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인스파이어링 에브리원 인 플래닛'에는 소비자와 양방향적, 미래지향적 관계를 맺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서 사장은 "'인스파이어링(영감을 주는)'이라는 단어에는 고객과의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도 있다고 봤다"며 "고객이 SK플래닛이 제공하는 가치를 얻은 이후의 가능성을 내포한 미래지향적인 단어"라고 설명했다. 또 '플래닛'은 SK플래닛이 만든 생태계, 전세계 시장이라는 의미를 띠고 있다.
SK플래닛이 기업 비전을 변경한 것은 지난 2011년 10월 출범 이후 처음이다. SK플래닛은 SK텔레콤으로부터 분사된 이후 줄곧 '글로벌 플랫폼 이노베이터(Global platform innovator)'라는 비전으로 결속력을 다져 왔다. 하지만 지난 2월 SK M&C와의 합병 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등 그 동안의 변화와 새로운 미래를 담아낼 새로운 기업 비전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직원 수만 해도 출범 당시 700여 명에서 현재 2,000명 이상으로 늘었다. 꾸준한 인력 확보와 SK M&C 합병 때문이다.
한편 이날 행사장은 대기업 계열사보다는 벤처기업에 가까운 활기로 북적였다. 일찌감치 행사장으로 출근한 서 사장과 SK플래닛 임원들은 속속 세텍으로 모여드는 직원들에게 직접 커피와 간식을 건넸다. SK플래닛이 진출한 6개국에서의 사업 성과와 조직별 사업을 소개한 각 부문 임원들은 역시 격의 없는 말투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SK플래닛 미국 법인의 직원들은 SK M&C와의 합병 축하 메시지와 함께 가면을 쓴 채 각자 '막춤'을 추는 영상을 보내오기도 했다. '공감 페스티벌'은 이밖에도 주요 서비스 전시와 'SK플래닛 도전 골든벨', 축하 콘서트 등으로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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