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지분경쟁 불붙나 이스라엘 갑부 12% 확보따라 M&A 가능성 제기전문가들 "우호지분 많아 현실성 적어" 박현욱 기자 hwpark@sed.co.kr 이스라엘 해운 갑부가 영국법인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리미티드를 통해 한진해운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한진해운의 지분경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진해운측의 우호지분이 비교적 많은데다 해운경기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아 적대적 인수합병(M&A)까지 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리미티드는 결제일 기준으로 10일(거래일 기준 4일) 한진해운 주식 624만여주(8.7%)를 사들여 지분율을 12.94%로 늘렸다고 12일 공시했다. 이스라엘의 억만장자인 새미 오퍼(84)가 보유한 투자회사인 사마마그룹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는 주식계좌가 없어 투자자문을 받은 씨티그룹 쪽을 통해 한진해운 지분을 사들였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지난 4일 시간 외 대량매매를 통해 제버란트레이딩이 보유 지분 8.7%를 새미 오퍼 쪽에 매각할 때 주간사 역할을 담당했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사마마그룹이 세계 곳곳의 주식 및 부동산 투자에 나서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주식 추가 취득을 통해 한진해운 M&A에 나설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같은 M&A 가능성으로 한진해운 주가는 전날보다 5.60% 급등한 2만4,500원에 마감했다. 한진해운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식워런트증권(ELW) 중 '하나6059한진해운콜'이 전날 대비 140%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새미 오퍼는 현재 세계 15위의 컨테이너 해운사인 짐(Zim)의 최대주주이며 세계적 크루즈회사인 로얄카리빈 지분 등을 포함, 총 30억달러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진해운이 적대적 M&A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 등의 우호지분이 28%대에 달하고 해운경기 부진으로 해운주 투자의 메리트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사마마그룹측은 이번 주식 취득으로 지분이 개별주주로는 가장 높지만 조수호 회장측이 자사주(10.46%)를 포함하면 17.33%에 이르는데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측도 11.08%를 갖고 있어 우호지분은 28.41%에 달한다. 이 때문에 새미 오퍼측이 자금력을 앞세워 M&A를 시도한다 하더라도 실제 성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민제 한화증권 연구원은 "한진측의 지분 외에도 한진해운이 말레이시아 투자회사를 상대로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주식인수권(전체 발행주식수의 18%) 행사가 조수호 회장에 유리하게 돼 있어 주식전환시 우회지분은 더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미 오퍼가 M&A보다는 칼 아이칸의 KT&G 공격 사례처럼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쪽으로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증권전문가는 "지난 2004년 9월 골라LNG가 대한해운 지분매입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지만 현재 해운경기는 하강국면으로 그때와는 정반대"라며 "시황을 감안할 때 무리한 지분경쟁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0/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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