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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구 13년만에 웃었다

코리안 투어 챔피언십 최종<BR>시즌 마지막 대회서 프로데뷔 첫승



유종구(41ㆍ게이지디자인)가 프로 데뷔 13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최광수(45ㆍ포포씨)는 4년 만에 국내 남자 골프 상금 왕에 올랐다. 유종구는 지난 26일 울산 보라CC(파72ㆍ6,590m)에서 끝난 국내 시즌 최종전인 2005 SBS코리안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3억원)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지난 92년 프로에 입문한 뒤 지난 2000년 한국 오픈을 비롯해 3차례의 3위가 최고 기록이었던 유종구는 이 대회 최종일 3언더파 69타를 보태 ‘꿈에 그리던’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상금 7,000만원. 이어 강지만(29)이 합계 12언더파로 2위, 2005 KPGA 신인왕인 강경남(22)이 합계 11언더파 3위를 기록했으며 전날까지 사흘 내내 선두를 달렸던 정준(34ㆍ캘러웨이)이 합계 9언더파 4위로 처졌다. 이날 경기는 ‘골프는 마인드 게임’임을 새삼 입증시켰다. 본인 말대로 “전날 마지막 홀 보기로 선두 조에 끼지 못해 오히려 마음 편했던” 유종구는 막판까지 큰 위기 없이 제 플레이에 몰두했다. 그러나 “추격해 오는 선수들과 달리 우승 경험이 있어 자신 있다”던 전날 선두 정준은 막판 작은 실수에 마음을 빼앗기며 최악의 부진에 빠지고 말았다. 유종구와 정준은 전반에 나란히 버디 2개로 2타씩 줄여 순위에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긴장이 극에 달한 후반. 유종구는 10번홀 버디를 11번홀 보기로 잃고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15번홀과 마지막 홀에서 각각 12m와 10m의 긴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최상의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에 비해 정준은 파3의 13번홀에서 티 샷을 해저드에 빠뜨린 뒤 치명적인 트리플 보기를 했다. 또 이어진 14번홀에서도 보기를 하면서 평정을 잃었고 결국 16, 18번홀에서도 1타씩 잃어 ‘다 잡은 듯’ 보였던 시즌 2승째 트로피를 놓쳤다. 정준은 이날 후반에만 6오버파 42타를 기록하며 4오버파 76타를 쳤다. 먼저 경기를 마친 뒤 선두 조의 플레이를 지켜 봤던 유종구는 “지난해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우승하라고 기도를 많이 하셨는데 정작 이 순간을 같이 하지 못해 가슴 아프다”며 “그러나 하늘에서 기뻐하실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치열하게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상금 왕 부문은 별 변동 없이 확정됐다. 이 대회 공동 10위로 553만원을 챙긴 최광수가 시즌 합계 2억6,543만여원으로 지난 2001년에 이어 4년 만에 상금왕에 복귀했다. 이어 이 대회 공동 20위에 오른 박노석(38ㆍ대화제약)이 2위, 공동 6위로 선전했던 최상호(50ㆍ빠제로)가 상금랭킹 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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