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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자동차/미·유럽차사 상륙10년/불황늪 탈출 머리 맞댄다

◎법인 설립·공동 마케팅·출혈식경쟁 자제 등/진출사 결속결의 “올 판매 2만5,000대 돌파”/정부엔 “수입절차 간소화·규제폐지” 건의도7월1일 외제차 수입개방 10년을 맞아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와 벤츠, BMW, 볼보, 푸조 등 유럽업체들이 국내에서 변신을 본격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95년 발족한 한국수입자동차협회를 중심으로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또 수입선다변화 품목에 묶여 국내진출은 생각지도 못했던 도요타, 미쓰비시, 스즈끼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오는 99년 수입선다변화 품목에서 완전해제되는데 맞춰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진출채비를 갖추고 있다. 불경기로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외제차업체들은 공동광고, 공동전시장 건립 등 이른바 공동 마케팅기법을 도입, 진용을 재정비하고 있다. 그동안 산발적이고 단편적인 판매전략에서 탈피,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시장공략을 준비중이다. 이를위해 국내에 법인을 세워 직접 진출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95년 BMW가 외국자동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현지법인을 세운데 이어 포드, 크라이슬러 등이 현지법인을 세웠다. GM이 독자적인 판매망의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외국업체들이 국내에 직접진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포드와 크라이슬러 등이 법인 설립전과 후의 판매량 비교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준다. 올해초 등장한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전반적인 시장의 침체속에서도 올들어 5월까지 8백42대를 판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어났다. 특히 포드코리아는 8백75대를 팔아 3백61%나 증가했다. 국내 외제차수입이 허용된 것은 지난 87년 7월 1일, 배기량 3천㏄이상 대형승용차의 빗장을 풀면서 시작됐다. 이전에는 외교관이나 주한미군과 그 가족들에 대한 판매가 고작이었다. 외제차는 개방 첫해 10대를 시작으로 기복은 있었으나 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는 1만3백15대가 판매되면서 급격한 신장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상황은 지난해 8∼9월을 고비로 바뀌었다. 정부의 외제차에 대한 세무조사설, 외제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 과소비추방운동 등으로 판매는 크게 줄어들었다. 올들어 5월까지 3천9백81대를 판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를 늘리는데 그쳤다. 벤츠 수입판매 업체인 한성자동차의 김성기 사장은 『월간 1백20대는 팔아야 되는데 6월에는 50대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렇게 팔아서는 임직원 월급주기도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한성은 전체인원이 2백80명이나 된다. 외제차업계는 올해 판매목표를 국내 승용차시장의 2.5% 정도인 2만5천대로 잡고 정비시설 대리점 등에 대대적인 투자를 해왔으나, 판매는 지지부진해 지자 비상이다. 시장이 죽은데 난데없이 외제차 소유자가 범행의 대상이 되면서 시장은 다시 한번 한여름에 한기를 느끼게 됐다. 외제차업체들이 『어떻게 해야 이 난국을 돌파하느냐』며 지난 5월 30일 대표들이 모여 비상총회를 갖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것도 이때문이다. 『수입개방 10년이 지났지만 국내시장 점유율은 1%도 않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관세를 줄이고 수입절차를 간소화시켜달라』 『정부가 세무조사는 않한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은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한다』『폐쇄적으로 소문난 일본의 지난해 외제차시장 점유율도 10.6%에 육박한다』… 외제차업체들은 내부적으로는 공동보조를 맞춰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끝장』이라는 위기감이 작용하면서 부터다. 국내 11개 공식수입업체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수입자동차협회(회장 최병권)는 최근 각사 마케팅담당자들이 참여, 마케팅기법을 상호전수하고 조언하는 「마케팅위원회」를 창설, 가동에 들어갔다. 또 과당경쟁 자제와 각사가 공동출자하는 공동광고, 공동대리점 및 애프터서비스 시설 설립문제 등을 집중 협의하고 있는 중이다. 또 정부의 외제차에 대한 압력과 외국정부의 통상압력 대응이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부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안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나가기로 했다. 외제차업계는 『정부가 규제를 들이댄다고 무조건 이를 통상문제화 하는 외국에 대한 견제도 될 수 있다』고 밝힌다. 이같은 점을 들어 외제차 업계 일부에서는 희망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대통령선거에 들어갈 경우 경기부양책에 대한 특수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2000년 국내시장 규모는 약 7∼8만대에 달해 국내전체 내수시장(2백10만대 예상)의 3.5%선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2000년 이후에는 수입선다변화가 완전해제돼 일본자동차가 쏟아져들어오게 돼 있어 외제차의 국내시장 잠식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업체들은 엔고로 체질을 다져 탄력적인 가격정책을 구사하는데다 서울보다 땅값이 더 비싼 동경에도 판매망을 운영, 미국·유럽업체들과 달리 국내에 대규모의 영업망을 구축할 가능성도 크다. 한편 10년을 맞는 외제차업계는 연륜에 걸맞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은게 사실이다. 시장이 커지자 보따리 장수격인 그레이임포터(비공식수입업체)들이 난무하면서 고객들이 서비스를 받을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규 수입업체도 애프터시설하나 없이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해외에서 리콜처분을 받아도 국내에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업체들도 있다. 1천만원이나 깍는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시장질서를 흐리고 있다. 일부업체들은 마진을 조금만 붙여 팔면 되는 것을 지나치게 판매가를 높인 뒤 깍아주는 방식으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얼마나 깍아줘요」가 요즘 외제차고객들의 단골질문이 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수입개방 10년. 일본차 수입이 곧 자유화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국내시장의 외제차 업계. 그들이 그려나갈 2000년의 모습은 국내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면서 더욱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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