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18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회 서경 금융전략포럼' 기조연설에서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금융산업의 새로운 프레임워크(framework)를 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자동차 3사는 난공불락의 세계적 기업이었지만 대형차 위주의 생산구조 유지, 차종 다양화 및 개발 노력이 미흡해 파산했다"며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맛본 참혹한 결과를 신랄하게 설명했다. 필름카메라의 대명사였던 코닥 역시 세계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지만 디지털시장을 과소 평가한 채 필름시장 확대에 주력하면서 파산에 이르렀다고 소개했다.
같은 줄기에서 "16세기 신항로ㆍ신대륙을 개척하면서 거대해양국가시대를 열었던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역시 식민지 확장에 전념하고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하면서 쇠락과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고 최근의 금융환경 변화에 대해 얘기했다.
김 위원장은 "유럽은 재정위기를 겪고 있고 미국은 경기회복이 기대보다 더디며 중국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특히 유럽의 경우 통화ㆍ환율ㆍ재정정책 모두 고장 나 있어 회복에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여타 국가의 실물ㆍ금융위기로 전이되는 데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주제강연에 나선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 시니어 파트너도 '글로벌 금융산업의 지형변화와 한국 금융산업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금융지형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금융산업의 기초체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시니어 파트너는 특히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이후를 기준으로 해 주요 글로벌 금융회사를 분석한 결과 리테일 중심의 글로벌시장 진출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특기와 장기가 없는 글로벌 사업은 살아남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은행ㆍ보험ㆍ증권ㆍ저축은행 등 한국 금융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300여명이 참석해 두 사람의 강연을 끝까지 경청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