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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창간39돌/밀레니엄라운드] (12.끝) 특별좌담회
입력1999-08-17 00:00:00
수정
1999.08.17 00:00:00
세계 각국은 이에따라 자국에 유리한 규범을 정하기 위해 벌써부터 한치의 양보없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통상의제별로 국가간 입장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자국의 이익을 더 챙기려는 각국의 보이지 않는 싸움도 점입가경이다.
서울경제신문은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 밀레니엄라운드 논의동향을 짚어보고 대응방안을 모색해 보는 좌담회를 가졌다.
이번 좌담회에는 김철수(金喆壽) 전WTO사무총장(현 세종대 경제무역학과 교수), 이경태(李景台)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좌승희(左承喜) 한국경제연구원장, 정우성(鄭宇聲)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장이 참여해 李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편집자 註】
사회= WTO는 내년에 새로운 다자간 협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먼저 밀레니엄 라운드로 불리는 뉴라운드의 의의부터 짚어보는 게 순서일 것 같습니다.
金교수= 밀레니엄 라운드에서는 이전 협상인 우루과이 라운드보다는 작겠지만 상당한 규모의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WTO는 아시아의 외환금융위기가 남미 러시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협상을 통해 무역자유화에 채찍을 가함으로써 세계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밀레니엄 라운드는 무역자유화를 더욱 확대해 세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로 활용될 것입니다.
鄭국장= 가장 큰 쟁점은 무엇을 다룰 것인가에 있습니다. WTO는 이 문제를 지난 7월까지 해결하려 했는데 아직 정하지 못하고 시한을 넘겨 버렸습니다.
농산물과 서비스분야만이 기설정의제(BUILT-IN-AGENDA)로 확정된 정도죠.
협상방식과 기간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여러가지 의제를 한꺼번에 논의하는 포괄적 협상방식과 3년에 대해 합의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변수는 남아있습니다. 개발도상국들은 여전히 뉴라운드 협상 자체에 소극적이고 미국은 포괄적 협상방식에 상당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농업협상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미국과 호주는 계속 양자간 협상을 주장하며 다른 회원국들에 압력을 넣고 있는 상황입니다.
金교수= 아직 새로운 협상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WTO협정 이행문제에 대해 신경을 더 써야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어떻게든 새 협상은 시작될 것입니다.
제가 사무총장에서 물러난 뒤 8개월이 지나서야 후임이 결정됐고, 여기에 과거에 국제 협상을 주도했던 미국과 EU이 각각 노동 환경단체들의 거센 목소리와 집행위 교체등의 이유로 힘의 공백현상이 엿보이기도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방어적이었던 개도국들의 움직임이 빨라졌어요.
제 생각엔 WTO사무총장이 새로 선임되고 새로운 EU집행위 구성이 완결되는 올 가을께부터는 본격 협상을 위한 모멘텀이 생길 것입니다.
鄭국장= 이번 밀레니엄 라운드는 처음부터 EU가 주도했습니다. 그래서 EU통상장관이름을 따 「레온 브리턴 라운드」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었죠.
농업과 서비스협상만으로는 도저히 실익을 기대할 수 없는 EU로서는 주도적으로 치고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애틀 각료회의는 결국 지금까지 세계 무역을 이끌고 온 미국 주도하에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 밀레니엄 라운드에서 우리나라가 국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부분은 어떤 분야가 있을까요.
鄭국장= 밀레니엄 라운드는 우리에게 두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말하자면 시장 개방의 차원과 우리 상품과 서비스의 해외진출입니다. 지금까지는 시장개방차원에서만 관심이 집중되었어요.
그러나 우루과이라운드가 시작됐던 지난 86년과는 상황이 많이 변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며 개방이 많이 됐고 경제위기 겪으며 규제 도 대폭 완화됐습니다. 농업분야는 여전히 우리에게 부담으로 남아있으나 이번 라운드는 우리가 해외에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는 발판으로 활용될 것입니다.
左원장= 서비스시장이 실질적으로 개방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항공운송, 해운서비스 시장의 자유화를 약속받아야 하고 서비스 분야의 경쟁정책 규범이 제정되어야 합니다.
또 세이프가드, 보조금, 정부조달분야의 다자간 규범이 제정되어야 확립되어야 서비스분야의 시장개방이 확대될 것입니다. 최혜국대우(MFN)의 예외도 최소화해야 합니다.
金교수= 서비스분야의 개방이 상대적으로 많이 되어 있는 우리로서는 공격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과거 UR때는 개방이 덜되어 방어적일 수 밖에 없었어요. 예컨대 공산품의 관세인하를 적극 주장해야 합니다.
또 수입에 대한 제한이 최근에는 반덤핑, 상계관세쪽으로 많이 옮겨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불공정무역관행에 대한 반덤핑조치, 상계관세 많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규제를 더욱 엄격하게 적용해 조치를 취하기 쉽지않게 해야 합니다.
농산물은 아직은 경쟁력 열세로 인해 어떻게든 세계 모든 나라가 이해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하고 우리와 입장을 같이 하고 있는 나라와 공조체제 구축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사회=이번에는 과거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준비는 잘 되고 있는 지 한 번 짚어볼까요. 정부 조직개편이후 통상기능이 외교통상부로 집중되어 부처간 협력이 잘 안되고 통상조직도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 맨파워가 약하지 않느냐는 두가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金교수= 최근들어 무역에 관심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바꿔말하면 정책조정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얘기입니다. 밀레니엄 라운드에서 환경, 노동정책등이 다뤄질 경우 정책조정의 문제가 간단치 않을 것입니다.
과거에는 부총리 산하에 대외경제정책조정위원회가 있어서 나름대로 조정기능이 있었는데, 새 정부 들어서는 약화된 것이 아니냐는 느낌을 받는 게 사실입니다.
장관레벨의 정책조정채널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아직은 시간이 있습니다. 협상시작될 때는 보강된 인력과 채널로 임해야 하겠습니다.
鄭국장= 정부는 밀레니엄 라운드에 적극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총리실 산하에 뉴라운드 협상 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키고 5개분야별로 실무대책반도 가동시키고 있습니다. 대책위원회는 과거 부총리에서 총리로 격상된 셈이죠.
이번 협상에 공격적으로 임해야 한다고들 지적하셨는데 우리 정부는 이미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라운드에서 회원국들은 의제들을 어떻 방식으로 다루자는 제안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우리는 9개분야 제안서 제출해 놓은 상태입니다. 또 입장이 비슷한 국가들과의 공조체제도 잘 구축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상당히 불리한 쌀문제는 이번 라운드에서 다루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2004년에 협상키로 협의가 된 상태죠. 단지 2004년이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다각도로 검토중입니다.
金교수= 정부는 당연히 그런 입장 취해야 합니다. 일본이 관세화 해제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압력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정부의 교섭능력에 달려있어요.
농산물문제는 추가적인 시장 개방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농산물시장 개방은 일부 선진국에서만 주장하는 게 아니라 개도국도 목청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무엇보다도 정부와 기업, 국민들의 공동 대응체제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일본의 경우 정부가 협상에 나설 때 국민들 특히 이해관계자들의 동의를 받도록 법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섹터별로 국민들이 의견을 낼 수 있는 채널이 만들어져 있어요. 우리도 국민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공청회보다 광범위한 의견 수렴과정이 있어야죠. 또 하나. 미국, 남미등을 중심으로 보호주의 색채가 짙어져 가고 있는 때에 밀레니엄 라운드는 우리의 이익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적극적 지지가 필요하다는 얘기이지요.
국민들은 정부의 개혁을 지지하고 있는데 새로운 협상은 개혁을 고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鄭국장= 그렇습니다. 밀레니엄 라운드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기회로 봐야 합니다.
左원장= 국내 산업이 경쟁력을 잃어 외환위기를 초래한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도 어떻게 보면 산업을 보호하는 데 치중한 반면 개방에는 크게 인색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들어서는 학계에서도 개방에 적극적이어야만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지적을 자주 하고 있어요.
제 개인적으로는 개방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분야별로 민간전문가를 전담 협상대표로 임용해 권한을 최대한 주고 실익을 챙기는 전략도 바람직한 것으로 봅니다.
사회= 과거 우리가 개방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준비가 안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은 준비가 많이 되어 있어 적극적으로 개방을 할 수 있습니다. 또 개방과 개혁은 서로 맞물려 있어요. 국회에서도 밀레니엄 라운드에 적극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끝>
정리=박동석기자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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