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고유가와 환율 영향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여객기 착륙 사고마저 터지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특히 이번 사고에 따른 대외 이미지 손실이 하반기 자금조달 시장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5.76% 떨어진 4,825원에 마감됐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공시를 통해 항공기 착륙 사고로 약 1,373억원의 재해발생금액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해발생에 대한 보험을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등 9개사에 가입돼 있다며 가입금액은 기체보험 기준으로 9,950만달러 규모라고 전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가 보험처리로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지속적인 실적악화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 우려로 하반기 자금경색에 빠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0월 무보증사채 1,000억원, 11월 유동화사채 650억원 등 하반기 총1,650억원 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신용등급 ‘BBB+’에 속해 낮은 등급 회사채 투자를 꺼리는 기관을 공략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미 지난 말 이후에도 3번 연속 기관 상대 수요조사에서 전량 미달을 기록한 바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이번 사고가 숫자적인 측면에서는 보험금으로 무마될 수 있겠지만 대외적인 이미지 악화를 손실로 반영했을 경우 그 규모는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들은 이번 사고를 빌미로 아시아나항공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조정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실적 부진과 항공기 사고 등 악재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7,300원에서 5,900원으로 낮췄다.
박성봉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사고로 3분기에 200억원가량의 기타영업외 손실이 있을 것”이라며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점은 내국인 출국과 중국인 환승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감소한 1조3,963억원과 -243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돼 시장 기대치를 밑돌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과 키움증권도 목표주가를 각각 6,200원과 7,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실적 악화와 비행기 착륙사고로 인한 심리적인 부담감이 주가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매출 감소와 운항원가율 상승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다”며 “6월 말 원화약세로 외화환산손실도 계상되며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도 삼성증권, HMC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도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착륙사고에 따른 이미지 타격과 실적 악화로 당분간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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