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분기만에 부진에서 벗어나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하면서 IT산업 전반에 훈풍이 예상되고 있다. LG전자가 1분기만에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평판 TV와 휴대전화의 판매가 예상 밖의 호조를 보였고, 경비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HE(홈엔터테인먼트ㆍTV 등) 사업본부와 HA(홈어플라이언스ㆍ생활가전) 사업본부가 일제히 흑자로 전환했으며 휴대폰 등 최근 급부상한 '효자 품목'의 실적추세도 이어졌다. ◇TVㆍ가전 등 주력사업 회복= LG전자 실적을 사업본부별로 보면 HE본부가 매출 4조2,976억원, 영업이익 142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부진에서 벗어났다. 조직개편 전 TV사업을 주로 했던 DD사업본부가 4조6,173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도 139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과 대조적이다. HA본부도 2조2,109억원의 매출과 1,01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분기 615억원의 적자를 내 '생활가전의 명가'로 불리던 LG전자가 다소 자존심을 구긴 것에 비해 크게 개선된 수치다. LG전자는 "경기침체 및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LCD TV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원가절감 및 환율효과 또한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밝혔다. 신설된 에어컨(AC)사업본부는 매출액 1조2,741억원과 영업이익 608억원을 기록했으며, B2B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 또한 1조9,556억원의 매출과 27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신 성장동력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휴대폰 이익률 개선= LG전자 휴대폰 사업은 올해 1ㆍ4분기에 매출액 3조9,159억원, 영업이익 2,62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휴대폰 부문에서 거둔 셈이다. 휴대폰 매출은 전분기보다는 4.3%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22.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 2,146억원보다 22.4% 증가했고 전년동기대비 41.0% 감소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6.7%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4분기 5.2%에서 다소 개선됐다. 회사 측은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판매량은 다소 감소했지만 고가 제품 판매가 늘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판매량은 2,260만대로 전분기(2,570만대)나 전년동기(2,440만대)보다 소폭 줄었지만 노키아나 소니에릭슨 등 해외 경쟁업체에 비해서는 선방했다. 특히 중고가 모델 판매가 늘어나면서 올 1ㆍ4분기 ASP(평균판매가격)는 131달러로 전분기보다 4달러 상승했다. LG전자는 2분기에도 아레나, 쿠키 등 전략모델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휴대폰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판매량도 1분기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S클래스 UI(사용자환경)를 채택한 뷰티스마트폰 등 신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세계시장 점유율은 1분기 9%대에서 2분기에는 10%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T 훈풍 이어지나= LG전자가 예상 밖 실적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집계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소폭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최근 삼성전자가 오는 24일 실적발표에서 예상을 깨고 1,000억원 안팎의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는 연결기준 33조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7,4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적자를 낸 것은 지난 2000년 분기별 실적발표를 시작한 후 8년 만에 처음이었고 적자규모도 예상보다 커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만약 일부 관측대로 삼성전자가 유례 없는 적자에서 탈출한다면 전자업계가 바닥을 치고 훈풍을 맞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일본 등 경쟁업체의 실적에 비해 견조한 판매 실적을 올리면서 불황 속 국내 업체들이 전자업계의 리더십을 굳히는 계기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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