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한·미 태양광 발전사업 집중, 판매처 확보된 상태서 추진
현대오일뱅크… BTX 원료공장 건설 1조 베팅, 정유 부문과 달리 흑자 행진
화학 업계가 경기불황을 맞아 캐시카우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이 덜 성숙한 미래 신사업 투자에는 호흡을 조절하는 반면 수익성이 확실한 분야에 대한 투자는 과감히 전개하는 모양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중국 난징 공장에 편광판 초광폭 양산라인 증설을 완료하고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편광판은 LCD디스플레이가 화면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부품이다. LG화학은 그동안 중국에서는 한국에서 생산한 편광판을 단순히 재단, 가공하는 후공정만 진행했지만 이번 증설로 연신과 코팅 등 편광판 생산의 모든 공정을 실현할 수 있게 돼 늘어나는 중국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편광판은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시장점유율 28%로 1위를 차지하는 효자 품목"이라며 "현시점에서 수익이 확실한 투자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LG화학은 여타 사업 부문에 대해서는 다소 소극적 투자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얼마 전 2ㆍ4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조석제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올해 총 2조1,000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웠지만 일부 투자를 늦추면서 이보다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전지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공장 투자를 잠정 중단한 OCI는 태양광 발전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서울시와 사천시ㆍ부산시ㆍ전라북도 등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총 400㎿ 규모의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달 30일에는 태양광 발전 투자의 일환으로 서울시 암사태양광발전소 준공식을 열었다. 미국에서도 지난해 7월 미국 자회사인 OCI 솔라파워를 통해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 전력공급회사인 CPS에너지와 400㎿ 규모의 태양광전력 공급계약을 체결한 뒤 올해 1단계로 41㎿ 규모 태양광발전소를 착공했다. OCI의 태양광 발전 투자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사업의 경우 판매처가 확보된 상태에서 추진하는 만큼 확실한 수익성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BTX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 4월 제2 BTX 설비 본격 가동에 이어 최근에는 롯데케미칼과 손잡고 BTX 원료인 혼합자일렌과 경질납사 제조 법인 및 공장 건설에 1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BTX는 요즘 정유사의 확실한 캐시카우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대부분의 정유업체들은 2ㆍ4분기 실적에서 본업인 정유 부문에서 적자 등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는 반면 석유화학이나 윤활유 분야에서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이번 투자 결정으로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해 수입대체 효과만 연간 2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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