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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띠 기업인 김준형 사장 포부
입력2001-01-02 00:00:00
수정
2001.01.02 00:00:00
뱀띠 기업인 김준형 사장 포부
"창의 도전정신 갖추면 세계시장이 내 손안에"
"창의적인 사고와 도전정신만 있다면 불황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2001년을 시작하는 2일, 65년생 뱀띠 기업인 김준형(36) 남미인더스트리 사장의 각오는 남다르다. 선친이 28년동안 일궈온 가업을 물려 받은지 1년여만에 국내 경제는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때와 같은 불황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고 외국기업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는 등 안팎의 도전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남미인더스트리는 인쇄용 점착라벨 용지 생산업체. 점착라벨 용지는 바코드나 우편, 컴퓨터, 일반상품의 스티커로 쓰이는 제품으로 국내시장 규모만 연간 1,200억~1,500억원에 달하는 유망 틈새시장이다.
김사장은 안팎의 도전을 이겨내고 외국의 유명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 위해 우선 이익 실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대우 부도 등의 사태에서 보듯 덩치만 크고 내실이 없으면 요즘과 같은 불황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익이 없는 분야는 과감히 포기하고 이익이 나는 곳에 집중투자를 할 예정이다.
이는 선친(김용조ㆍ99년 작고)이 28년전 창업 당시부터 이어온 전통. 벌어들인 돈은 첨단기계 도입이나 신기술 개발에 재투자하고 주식투자 등 기업본질과 관련 없는 곳에는 전혀 눈을 돌리지 않는 '내실 제일주의'를 최고의 가치로 삼아 왔다.
그 결과 IMF때 다른 업체들은 자금줄이 막히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남미인더스트리는 매출이 되레 오르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고 지금도 부채비율이 50%를 밑돈다.
최근에는 돈 굴릴 데를 찾지 못한 은행이 '제발 돈 좀 갖다 쓰라'는 말을 할 정도로 탄탄한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사장이 역점을 두는 또 하나의 축은 기술개발이다. 남미인더스트리는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자체 연구소를 갖추고 고분자 화학분야를 중심으로 신제품을 개발해 막대한 수입대체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85억원에 순이익 30억원을 달성, 10여개의 동종 업체들 가운데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런 기술력 덕분에 국내시장을 겨냥한 숱한 외국기업들의 도전을 무난히 이겨낼 수 있었다.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미국의 '에이브리(Avery)'가 10년전 한국시장 석권을 장담하며 국내에 진출했지만 남미인더스트리의 아성에 막혀 시장 점유율이 10%에 그칠 정도로 고전하고 있는 게 단적인 예다.
김사장은 또 5년전부터 중소기업 체질 개혁을 위한 경영혁신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직원들의 제안서를 경영에 직접 반영,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배가하는 등 경영혁신에도 지속적으로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노력을 인정 받아 지난해 말에는 대한상공회의소의 추천으로 제2건국위원회가 선정한 신지식인에 뽑히기도 했다.
이제 김사장은 국내시장에서 다진 자신감을 바탕으로 눈을 세계시장으로 돌리고 있다. 현재 남미인더스트리는 세계에서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시장에 진출한 것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 30여개국에 자사 브랜드인 '코스틱(Kostic)'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올해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해외시장에서 '에이브리'와 당당히 경쟁하기 위한 마스트플랜을 짜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사정이 나빠지면서 외국의 바이어로부터 "한국이 또 문제가 있느냐"는 문의를 받고 있지만 뛰어난 기술력과 탄탄한 재무상태를 그들이 더 잘 아는 만큼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김사장은 "세계시 장의 벽이 갈수록 낮아지는 상황에서 국내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밝히고 "외국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기초화학기술의 취약성을 보완한다면 '세계속의 남미인더스트리'로 성장해 나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오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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