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제약사의 의약품 특허 독점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3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의약품산업 특허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99년부터 2002년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의약품 특허를 출원한 제약사 10곳 중 한국 업체는 단 1곳에 불과했다.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 국적의 아스트라제네카가 총 92건의 특허를 출원해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화이자(미국ㆍ87), 워너-램버트(미국ㆍ71), 일라이릴리(미국ㆍ68), 글락소스미스클라인(영국ㆍ5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업체의 경우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48건을 출원해 8위에 머물렀다. 이 밖에 스위스 업체 2곳과 일본 업체 1곳 등이 10위 안에 포함됐다. 특히 이보다 앞선 95년~98년 구간의 경우 국내 업체 2곳(98건)이 10위권 안에 들어갔던 점에 비춰, 2000년 이후 대형 외국계 제약사의 의약품 특허출원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뿐만 아니라 유기활성성분 함유 제제 등 세부 의약품 품목별 출원 현황을 파악한 결과, 특히 미국 국적 제약사의 특허 독점현상이 뚜렷이 나타났다. 91년부터 2002년까지 특허 출원된 유기활성성분 함유 제제 총 5,069건의 출원인 국적을 확인한 결과, 미국의 특허 건수가 1,678건에 달해 전체의 33.1%를 차지했다. 이는 794건(15%)으로 2위를 차지한 일본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같은 기간 출원된 펩티드 함유 제제 및 항원ㆍ항체 품목에서도 미국은 전체 1,622건 가운데 662건을 차지해 40.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역시 국내 업체들이 12년간 출원한 관련 특허 총 297건의 곱절 이상에 해당한다. 아울러 이 기간 동안 국내에 출원된 의약품 관련 특허 1만1,575건 중 내국인 건수는 3,662건으로 전체의 31.6%에 머무른 반면, 외국인은 7,913건으로 7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한국특허정보원 특허통계 DB 내에 지난 91년부터 2002년까지 특허출원 돼 2004년 말까지 공개된 의약품 특허 1만1,575건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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