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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된 사회로 가는 길

요즘 축구나 야구 또는 골프 등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가 열성 팬들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런 운동경기들은 일정 공간 안에서 일정 룰에 의해 진행되지만 이를 잘 살펴보면 축구나 농구처럼 일정한 성 안에서만 경기를 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야구처럼 일정한 선이 있기는 하나 선 밖으로 나가는 홈런을 인정해 주는 경기가 있는 등 그 룰의 형태가 다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사전에 그렇게 약속한 것으로 그 룰의 적용에 예외는 없다.인간의 생활공간을 안온하게 유지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은 각종 사회적 약속과 규범들이다. 광복후 우리나라는 수시로 이런 약속과 규범을 깨는 혁명과 정변의 악순환을 계속해 오다 최근 민선시대로 들어서면서 겨우 제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그러나 지난 97년말부터 시작된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는 우리 사회의 기반을 또다시 뿌리째 뒤흔들어 놓고 있으며 그 과정에 각 분야에서 폭넓게 이뤄지고 있는 구조조정의 아픔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산봉우리로 바짝 다가서 있다. 지난 19일에 구조조정을 빌미로 파업을 선언하고 직장을 떠나 농성을 벌이던 서울 지하철노조가 8일만에 파업을 철회한 것은 퍽 다행스러운 일이다. 늦게나마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게임의 룰을 지키도록 결단을 내려준 노조원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한걸음 더 나아가 이번 기회에 노조측과 사용자측이 모두 퇴장해 버린 노사정위원회의 테이블에 모두 다시 모여 진지한 논의를 활발하게 전개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성숙된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최근의 유고사태에서와 같이 국제사회는 철저히 자국의 이익을 챙기는 냉엄한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또한 IMF라는 짐을 지고 새정부가 출범한지 1년여가 지난 지금 우리정부가 대내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사물에는 마침과 비롯함이 있나니, 먼저하고 나중할 바를 알아야 한다」 대학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일에는 선후가 있다. 지금은 먼저 우리 정부에 국민의 신뢰를 얹어 대내외적인 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강력한 힘을 실어줘야 할 때다. 개인이나 일부 조직의 이익은 그 나중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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