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른바 '외국환평형기금 통화스와프 윈도 개설'과 '한국투자공사(KIC)의 해외 수주 사모펀드(PEF) 투자'다. 외평기금 통화스와프는 정책금융기관이 대규모 프로젝트 지원에 필요한 외화를 조달하기 어려운 경우 이들 기관이 보유한 원화와 외평기금의 달러화를 맞바꿀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정책금융기관이 해외 프로젝트 지원 차원에서 필요한 자금은 해외 차입 등을 통해 조달하는 것이 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일반적"이라며서도 "불가피하게 보유 원화를 활용하면 국내 스와프 시장에서 대규모 장기 외화 조달이 어려워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인도 등 아시아발 금융위기설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보유 외환을 해외건설에 빼다 쓰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297억달러로 세계 7위 수준이다. 이 중 정부가 운용하는 외평기금은 80조원(약 720억달러)이다. 외환보유액의 20%에 해당하는 외평기금을 수익성이 불분명한 해외 건설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국부펀드의 일종인 KIC의 자금도 마찬가지다. 현재 KIC의 운용 규모는 500억달러. 정부가 300억달러, 한은이 200억달러를 각각 위탁한 돈이다. KIC위탁금 역시 외환보유액에 포함된다. 정부가 해외 건설 수주를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최대 외환보유액이 외평기금과 KIC위탁금을 합쳐 1,220억달러에 달하는 셈이다. 이 돈이 모두 해외 건설에 투입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외건전성을 강조해온 정부의 정책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윤태용 기재부 대외경제국장은 "외평기금 스와프는 정책금융기관이 갑자기 원화를 달러로 바꿀 때 일어날수 있는 국내 스와프 시장의 교란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실제 외평기금이 사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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