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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악재… 외국인 차익실현 '꿈틀'


국내외 악재가 쏟아지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주가가 2,000선 부근까지 올라오면서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낀데다 그리스 디폴트 우려 재부각과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향조정, 고유가, 선물ㆍ옵션 동시만기 등 악재들이 겹친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8.21포인트(0.91%) 내린 1,982.15에 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지난 5일 이후 3일 동안 52.48포인트가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들은 이날에만 3,769억원을 내다 판 것을 비롯해 3일 동안 6,504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는 지난 연말 이후 10조원 이상 국내 주식을 사들이며 상승 랠리를 이끌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경기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상승했던 주가에 부담감을 느낀 외국인들이 잇단 악재를 핑계로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글로벌 악재가 잇따르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스가 민간채권단과의 국채 교환 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며 난항을 겪자 디폴트 우려가 다시 부각된 것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에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과 함께 이란의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엔저 현상도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오는 8일 국내 증시의 선물ㆍ옵션 동시만기일에 따른 심리적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이런 점 때문에 일부에서는 올 들어 증시 상승을 주도해 온 유동성 일변도의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리스 구제금융과 유럽중앙은행의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승인, 중국 양회 등 주식시장의 재료들이 소멸됐다”며 “선물ㆍ옵션 동시만기일도 부담이어서 현재까지 외국인 순매수를 기반으로 한 유동성 일변도의 시장 흐름에서 벗어나 투자자들이 펀더멘털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외국인들이 본격적인 매도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 장세를 보였던 지난 2009년에서 2010년 사이에 2년 동안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에서만 53조원을 사들였다”며 “한국 경제가 신흥국 중 건전한 모습을 갖고 있고, 앞으로 아시아 국가의 통화절상 압력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외면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도 단기 조정을 거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상승 방향을 이어갈 것이라는 평가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ㆍ4분기 실적 윤곽이 좀 더 뚜렷해지는 3월 중ㆍ후반에는 다시 상승모멘텀이 강화될 수 있다”며 “이번 조정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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