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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亞 반발속 ‘弱달러 공세’

환율은 시장 메카니즘에 맡겨야 한다는 지난 20일 서방 선진 7개국(G7)의 두바이 합의는 세계 금융시장을 일시에 쇼크에 빠뜨렸다. 아시아는 물론 유럽각국의 통화가치가 달러에 대해 폭등했고 그 영향으로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 전반이 직격탄을 맞았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금융시장의 이 같은 혼란의 지속 여부에 관계없이 중국과 일본을 주타깃으로 한 아시아 각국에 대한 미국의 환율 파상 공세는 서곡(序曲)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한국 원화가 연동돼 움직이는 엔화는 일본 금융당국의 시장개입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달러 당 100엔대를 밑돌 것이라는 견해도 있어 미-중-일간 환율전쟁의 후폭풍속에 자칫 한국이 최대 피해국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G7 두바이 합의는 사실상 `미니 플라자 합의`=두바이에서 이뤄진 G7 합의는 외형상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인위적 시장개입 중단 촉구를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는 G7이 달러화 하락을 용인한 사실상의 미니 플라자 합의로 해석되고 있다. 18년 전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5개국 중앙은행 총재가 만나 명시적으로 달러화 약세를 용인, 이후 2년 동안 달러 가치가 30% 이상 급락한 플라자 합의에 버금가지는 않지만 당분간 약한 달러가 불가피하다는 미국의 주장에 `동의`는 한 셈이라는 것. 이와 관련,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누적을 방치할 경우 세계 경제가 큰 대가를 치를 것으로 우려한 G7이 점진적인 환율 조정에 동의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물론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환율쇼크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린 22일 강한 달러 정책이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그의 말을 액면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말 이후 사실상 강한 달러 정책을 포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亞 반발 불구, 弱달러 기조 당분간 유지 전망=두바이 쇼크로 금융시장이 요동을 친 직후 다니가키 사다카즈 일본 재무성 장관은 “엔화 폭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시장 개입 의사를 표명했다. 한국의 김진표 재정경제부 장관도 23일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겨야 하지만 적정 수준에서 벗어날 경우 완만한 시장개입(smoothing operatin)은 어느 국가나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시장 원리를 강조한 G7의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조정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 그러나 이 같은 아시아 국가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와 아시아의 흑자 등 심각한 대외 불균형은 세계 경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어 달러 약세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달러의 하락 폭인데,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는 주요 통화에 대해 24%의 추가 하락을 점치고 있으며, HSBC의 마크 오스틴은 내년 말 엔ㆍ달러 환율이 달러 당 103엔까지 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블룸버그통신의 아시아 전문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엔ㆍ달러 환율이 올해 안에 100엔을 밑돌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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