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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자율화
입력2004-01-14 00:00:00
수정
2004.01.14 00:00:00
설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설날은 모든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집안 어른의 덕담을 듣고 가족들간 못 다한 정담을 나누는 정겨운 민속 명절이다. 곱게 차려 입은 설빔, 정성스럽게 차린 음식과 함께 중요한 것은 온 가족이 편안하게 모여 가족간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집`이다. 그래서 흔히 집이란 `삶을 담는 그릇`이라고 한다.
이렇게 집이라는 의미는 부동산 투자의 개념이나 물리적 형태이기 이전에 주거라는 특성이 강하게 내포돼 있다. 이처럼 우리에게 있어 주택은 매우 소중한 유무형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런 만큼 주택의 품질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소비자들의 주거욕구가 다양화ㆍ고급화되고 주택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주택시장이 수요자 중심으로 변모하면서 주택품질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주택시장에 불고 있는 소위 신개념 고품질 바람은 평면이나 마감재는 물론이고 외부 단지까지도 예전의 아파트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고급화ㆍ기능화ㆍ첨단화돼 있다. 지상 주차장을 없애고 실개천이 흐르는 공원화된 아파트를 비롯해 천연 자연소재로 유해물질을 최소화시킨 건강아파트, 측벽을 터서 개방감을 살린 아파트, 첨단 미디어 공간을 확보한 아파트, 단지 내 탁아시설을 마련한 아파트 등 차별화된 신상품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주택시장에서의 품질 차별화 바람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건강과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웰빙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택업계는 새로운 수요층으로 등장한 웰빙족을 겨냥해 수요자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욕구를 실현시켜줄 수 있는 웰빙아파트 건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건강이나 취미활동ㆍ스포츠ㆍ위락 등 다양한 욕구실현이 가능한 주거공간 등을 골자로 한 웰빙바람은 `품질은 물론 공간ㆍ외관ㆍ조경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개념이 정립되지 않으면 새로운 수요층에 대응할 수 없다`는 시장논리의 반영으로 보인다.
이러한 품질 차별화 경쟁은 과거 분양가를 규제하던 시절에는 꿈에서나 그릴 수 있었던 이상향이었다. 그 시절 주택의 품질은 어떠했는가. 모두 획일적인 구조에 품질향상은 고사하고 퇴보를 거듭해 부실 아파트를 양산한 것은 물론 원가절감을 위해 조잡한 마감재를 사용, 입주 후 마감재 교체가 일상화됨으로써 자원낭비의 폐해를 초래하기도 했다.
올해로 분양가 자율화가 시행된 지 5년째를 맞고 있다. 분양가 자율화는 우리나라 주택시장을 물량 위주에서 품질 위주로 한단계 높여 변모시키고 있으며, 이는 결국 주택시장의 선진화를 앞당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는 주택품질이 더욱 향상돼 국민의 삶의 질이 한층 높아질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김문경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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