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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질병유전자 찾아라"
입력2001-08-01 00:00:00
수정
2001.08.01 00:00:00
1개에 수백만~수천만달러 값어치"황금알을 낳는 질병관련 새 유전자를 찾아라."
SK와 제넥셀ㆍ툴젠ㆍ바이오CS 등 생명공학 벤처기업들이 새로운 질병관련 유전자 및 신약 타겟을 발굴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값어치 있는 질병관련 유전자는 1개에 수백만~수천만 달러에 거래될 정도로 거대 제약회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해당 유전자가 국내에 백혈병치료제로 알려진 '글리벡'처럼 엄청난 부가가치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 바이엘ㆍ아벤티스ㆍ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 등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비만ㆍ심혈관질환ㆍ치매 등과 관련된 유전자를 남보다 먼저 상업화 하기 위해 제휴 생명공학 벤처기업에 1억~13억 달러의 연구용역비를 쏟아 붓고 있다.
국내 연구개발 현황을 살펴 본다.
◇SK
단백질ㆍ유전자 기능연구를 통한 신약 타겟 발굴 방법론을 개발, 특허화 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뇌졸중(중풍) 등 심혈관계 질환ㆍ당뇨 등에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방 천연물에 대한 정보를 데이터 베이스화 하고, 이들 생약이 질병관련 단백질ㆍ유전자의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규명하는 GOM(Genomics- Oriental Medicin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업체들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신약 개발로 쉽게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텍21등 5개 바이오벤처에 자본을 투자, 뇌졸중ㆍ암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생약을 선정해 유효성분을 추출ㆍ정제한 뒤, 이를 실험동물에 주입하거나 DNA칩ㆍ생물정보학을 이용해 단백질ㆍ유전자 수준에서 기능을 규명하는 등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다양한 화합물들이 세포 내 단백질ㆍ유전자간에 어떤 상호작용을 일으키는지 연구해 기능 유전자를 발굴하는 방법론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화합물 라이브러리와 케미컬 지노믹스(Chemical Genomics) 기술을 가진 미국내 연구진, 바이오 벤처기업 등과의 제휴를 추진 중이다.
◇제넥셀
초파리를 이용해 치매ㆍ암ㆍ비만ㆍ파킨슨씨병 등을 일으키거나 억제하는 유전자 사냥에 나섰다. 지난 6월 초 세계 최대 규모인 6만2,400여종의 유전자변형 초파리 라이브러리를 완성했고, 이미 치매ㆍ대장암관련 유전자 상당수를 1차 발굴했다.
제넥셀은 이들 유전자에 대해 초파리를 통한 2,3차 검증, 사람 세포를 이용한 기능검증과 특허출원을 거쳐 ▲치매유전자는 내년 상반기 ▲대장암유전자는 내년 하반기 중 다국적 제약회사에 넘길 계획이다.
비만유전자 등은 모델생쥐 실험까지 진행, 부가가치를 높인 뒤 특허를 판매할 방침이다. 김재섭 사장은 "1차 특허 판매대상인 치매유전자의 경우 5~10개 정도의 새 유전자를 찾아내 1개당 500만~1,000만 달러(로열티 별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툴젠
사람과 동ㆍ식물의 특정 유전자를 켰다 껐다 조절하는 유전자스위치 기술을 활용, 유전자 조절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각종 질병의 진단 및 치료기술 개발과 유전자 기능 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기술로 과학기술부 지원을 받는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의 위암ㆍ간암관련 유전자 발굴 및 진단ㆍ치료기술 개발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툴젠은 특정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인식하는 맞춤형 전사인자(DNA결합단백질)를 만드는 유전자 그립(GeneGrip) 기술을 갖고 있다.
DNA결합단백질의 일종인 징크핑거(Zinc Finger)단백질을 발암유전자 등의 DNA와 단단히 결합시키면 그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할 수 있다. 올해 안에 징크핑거단백질 설계ㆍ생산능력을 연간 수십개 수준에서 수백개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맞춤형 전사인자를 이용해 치매를 초래하는 APP유전자, 암유발 유전자, 간경변ㆍ간암을 초래하는 간염바이러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초래하는 에이즈바이러스(HIV) 등의 유전자치료와 진단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진수 사장은 "우리 기술이 실용화되면 DNA칩 등을 이용해 발굴한 질병관련 예비후보 유전자들(수십~수 백개)의 기능을 확인한 뒤 약물의 작용점과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는 3단계 과정을 1단계로 단순화, 신약 개발기간을 2~3년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한 뒤, "유전자치료 분야서 3~5년 안에 다국적 제약기업에 기술을 이전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의 스피드를 올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바이오CS
DNA칩을 이용해 백혈병ㆍ폐암관련 유전자 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백혈병 권위자인 여의도 성모병원 김동욱 교수, 각종 암관련 유전자 후보군을 확보한 강남 성모병원 김진우 교수(기진사이언스 대표)로부터 환자의 혈액ㆍ폐암조직 샘플 등을 제공받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질병관련 유전자의 시장가치가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만큼 선진국 제약ㆍ바이오업체들의 연구개발 투자경쟁도 치열하다"며 "질병관련 유전자를 찾아낸다고 해도 시간싸움에서 지면 헛일이 될 수 있다"고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임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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