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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칸, 무엇을 노리나
입력2006-02-12 14:42:56
수정
2006.02.12 14:42:56
KT&G에 대한 경영참여를 선언한 '기업사냥꾼'칼 아이칸의 최종 목표가 어디에 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이칸이 소버린 펀드처럼 주총 이후 곧바로 단기 차익을 챙기고 물러날 가능성과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영권을 장악할 가능성을 제기하 고있다.
그러나 아이칸은 KT&G 지분의 중장기 보유로 현 경영진을 압박, 최대한의 차익을 노릴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아이칸, 중장기보유후 매각 가능성
아이칸이 KT&G를 인수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보유 중인 지분(6.59%)만 놓고봐서는 현실적으로 아이칸 측이 KT&G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KT&G의 우호지분이 최대 3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아이칸이 다른 외국인 투자자와 급격한 연대가 없으면 M&A를 위한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오는 3월 주총이후 적대적 M&A를 위한 세규합이 수월한 것도 아니다.
일부 헤지펀드를 제외하면 KT&G의 외국인투자자들 대부분이 그동안 경영진의 주주 가치 제고 노력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어 아이칸의 경영권 인수에 가세할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아이칸의 움직임은 주식을 보유한 뒤 매각해 시세차익을 챙기는데 목표를 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아이칸은 이번 3월 주총 결과와 관계없이 추가지분 매입과 우호세력 확대 등으로 경영진을 계속 압박, 주가를 상승시킨 뒤 KT&G측에 지분을 매각하는 그린메일(Green Mail)을 선택하거나 시장에서 주식을 내다 판뒤 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이칸이 자기편 사외이사를 선임하려는 것도 이런 맥락인 것으로 추정된다.
집중투표제는 개별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가 아니라 득표순으로 선임하기 때문에 실제 투표에 들어가면 아이칸측이 최소 1명 이상 사외이사를 만들어낼 가능성은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양측 우호지분 어떻게 되나
현재 상태로는 KT&G측의 지분이 우세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현재 KT&G 측 우호세력은 기업은행(5.85%)과 우리사주조합(5.75%), 다른 국내투자자 및 '재팬 타바코'(Japan Tobacco) 지분 등 약 30% 정도로 추정된다.
자사주 지분(9.94%)은 이번 주총에서는 의결권이 없으나 아이칸이 KT&G 지분을계속 확대할 경우 KT&G도 우호세력에 자사주를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KT&G 우호세력 지분은 거의 40%까지 늘어난다.
의결권은 작년말 현재의 지분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자사주 매각이 3월 주총에는 별다른 영향을 못주지만 그 이후에는 힘을 발휘하게 된다.
아이칸쪽의 지분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KT&G측이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아이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6.59%)에 1대 주주인 프랭클린 뮤추얼 펀드(7.14%), 뉴톤 인베스트먼트(0.53%), 제네시스 인베스트먼트(0.35%) 등 헤지펀드를 규합할경우 15%가 조금 넘는 우호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KT&G편이나 아이칸측이라고 볼 수 없는 나머지 지분 40% 정도가 어느쪽손을 들어줄지 불확실하다는데 있다.
아이칸측의 이런 공격적인 움직임이 KT&G의 주가를 상승시킨다면 이들 중립적인위치의 지분들이 아이칸에 동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가가 많이 올라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것을 싫어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 KT&G, 해외 우호지분 확보에 적극 나서
KT&G가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서둘러 해외에 나가는 이유는 이런 불확실성 때문이다.
당초 곽영균 사장을 비롯한 KT&G 경영진은 이달 말께 해외투자자 설득을 위해미국과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 IR를 개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동안 KT&G가 자사주 매각과 높은 배당성향 유지 등 주주 가치 제고에 힘써 온만큼 우호세력 확보를 위한 특별한 노력이 필요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곽 사장은 지난 9일 열린 국내 기업설명회(IR)에서 "외국인 주주들은 KT&G편을 들어줄 것"이라고 확신하며 우호세력 확보를 위한 특별한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이칸 측이 위임장 확보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표 대결이불가피하다고 판단, 서둘러 '주심(株心)잡기'에 나섰다.
이번 IR에서 KT&G측이 직접적으로 해외 주주로부터 위임장을 받아내기는 힘들것으로 보인다.
10명 이상의 주주를 대상으로 위임장 확보(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제도)에 나서려면 증권 거래법에 따라 법정 서류 제출 및 공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KT&G 측은 이번 해외 IR에서 그동안 아이칸이 노렸던 기업들의 주주가치가 향상됐는지, 아니면 실패했는지 등의 사례를 철저하게 분석, 투자자에게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아이칸측에서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사외이사를 파견한 기업 중기업가치가 올라서 아이칸이 성공적으로 팔고 나온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기업이 망가진 경우도 있다"면서 "이 외 법률적인 문제 등도 다각적인 방향에서 검토 중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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