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새해 벽두부터 정보기술(IT)주의 신고가 랠리에 힘입어 전 고점 돌파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난해 말에 이어 올 들어서도 꾸준히 유입되자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연중 최고점(1,720포인트선) 수준을 엿보기 시작했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해 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 IT 관련주들이 잇따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자 이들 종목이 몰려 있는 전기전자업종지수도 처음으로 사상최고치인 8,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IT 관련주들은 주도주로서의 지위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코스피지수 3개월여 만에 장중 1,700포인트 넘어=5일 코스피지수는 전일에 비해 5.52포인트(0.33%) 하락한 1,690.62포인트로 마감했다. 전일 뉴욕증시의 급등에 힘입어 지수는 장중 한때 1,702포인트까지 올랐다가 기관과 개인의 차익매물이 흘러나오자 소폭의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1,700포인트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9월24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새해 들어서도 순매수를 지속하면서 코스피지수는 단기적으로 전 고점(1,720포인트선)을 향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이날 4,000억원을 포함해 최근 4거래일 연속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에서 동반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김학균 SK증권 투자전략팀장 "국내 증시 개방(1992년) 이후 외국인이 1월에 순매도를 보인 경우는 단 두차례에 불과했다"며 "이런 흐름을 고려할 때 당분간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IT 관련주 앞다퉈 신고가 행진=이날 자동차 등 상당수 업종들이 약세를 보였지만 IT 관련주는 눈에 띄는 강세를 나타냈다.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이날 0.47% 오른 8,002.4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8,000포인트를 넘어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가 장중 각각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도 지난해 9월에 기록했던 최고가(82만9,000원)를 찍으면서 주도주의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7일 지난해 4·4분기 예비실적 발표를 앞두고 다시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되는 데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유진투자증권과 신영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각각 94만원에서 106만원, 90만원에서 95만원으로 올려잡았다. 지난 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는 실적이 예상되고 올해 상반기 미국의 소비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IT 제품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지난 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익을 36조1,000억원, 3조6,600억원으로 전망했다. 올해 1·4분기 영업이익도 지난 분기에 비해 6%가량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상승 여력도 확대될 것으로 지적됐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연초부터 반도체와 휴대폰ㆍTV뿐 아니라 PC수요 마저 강하다"며 "이 같은 IT소비 증가의 최대 수혜주는 단연 삼성전자"라고 말했다. ◇8일 금통위 회의 등은 단기 변수=IT주의 강세 속에 증시가 새해부터 강한 탄력을 보이고 있지만 단기 변수도 도사리고 있다. 일단 오는 8일로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리결정이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10개월째 2%로 동결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통화위원회가 설령 이달에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조만간 인상할 가능성을 내비칠 땐 그동안의 급등세 등을 감안할 때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또한 지난해까지 상승세를 거듭했던 경기선행지수도 올해를 기점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점도 부담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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