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온·오프라인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 LED조명 제품 50% 이상이 불법제품으로 파악됐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다운라이트·일자등·FPL호환형 제품 중 판매 상위권에 있는 32개를 표본 조사한 결과 KC인증마크가 아예 없는 제품이 4개, 가짜 KC인증마크를 부착한 제품이 14개로 총 18개가 불법제품으로 확인됐다. 절반이 넘는 56%가 불법인 셈이다.
업계는 조사대상을 늘리면 늘릴수록 불법 제품은 더욱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A사의 원형센서등과 다운라이트는 KC인증마크가 부착돼 있지만 국가기술표준연구원의 인증 여부를 확인한 결과 인증등록 제품과 다른 제품으로 드러났다. 또 B사와 C사의 FPL호환형 제품의 경우 인증번호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KC인증 번호를 자기 마음대로 만들어 부착한 것이다.
이렇게 인증도 없는 불법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정식 KC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KC인증을 받으려면 광속유지율·조도·밝기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 기간이 2∼3개월이나 걸릴 뿐만 아니라 소요된 비용이 그대로 제품 값에 반영돼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또 A제품에 대해 인증을 받아도 A제품의 전원부와 패키지가 바뀌면 파생인증으로 재차 인증을 받아야 해 기존 인증을 그대로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은 중국산 제품을 가져와서 바로 팔아야 되는데 인증을 받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 인증 없이 제품을 유통시키고 있다"며 "국산 제품도 A라는 제품을 개발하고 인증을 받은 후에 패키지 등 부품을 변경해 원가를 낮췄는데, 또 인증을 받으려면 시간과 돈이 드니 그냥 전에 받은 인증을 다시 부착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불법 제품들은 수명이 짧고 누전으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게 문제다. 한국전등기구 LED산업협동조합 등 업계는 자발적으로 불법·불량 제품 퇴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소비자들의 동참 없이는 불법 제품을 근절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LED조명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살 때 KC인증을 받았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구입 후에는 제품안전정보센터 홈페이지를 통해서 인증 일련번호를 확인해 올바르게 KC인증을 획득한 제품인지, 또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가능한 제품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정부도 LED조명의 유통단계부터 철저한 관리 감독과 단속 대책을 마련해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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