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빅3의 적자 예상액만 총 6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며 향후 3~4년간 벌어도 갚기 어려운 액수다. 세계 최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2년 연속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10일 증권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올해 연간 총 5조6,000억원 정도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빅3는 올해 상반기에만 총 4조7,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지난 2분기 ‘해양플랜트 쇼크’의 장본인인 대우조선은 올해 연간으로는 3조5,000억원 적자가 예상되며 삼성중공업이 1조5,000여억원, 현대중공업이 6,000여억원 적자를 낼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하반기에 해양플랜트 공기 추가 지연 등 돌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6조여원의 적자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1990년대 후반 외환 위기 당시 삼성중공업 등이 일부 적자를 내기는 했으나 2000년대 들어서 빅3 중 적자를 낸 사례는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유일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해양플랜트 손실분을 대부분 털기는 했으나 하반기에도 여전히 적자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면서 “연간으로 빅3의 총 적자가 6조여원 수준으로 대부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조선 빅3가 동반 적자를 내는 것은 기정 사실화된 것이고 얼마나 추가 부실을 막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4,71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던 대우조선은 올해 상반기에만 해양프로젝트 공기 지연 악재가 반영되면서 3조751억원의 상반기 영업 손실을 냈다. 올해 3분기와 4분기에도 후폭풍이 이어져 각각 1,000여억원과 3,000여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은 지난달 말부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실사에 돌입해 해외 자회사 등에서 추가 부실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연간 수주 목표인 130억 달러도 100억 달러 정도로 대폭 하향 수정해야 할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10일 오후 팀장급 이상 300여명과 화상회의를 통해 경영 현황 전반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긴축 경영의 필요성과 협조를 강조할 방침이다. 앞서 정 사장은 지난달 임원들을 소집해 비상워크숍을 1박2일간 열어 위기극복 결의를 다진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손익 전망 공시를 통해 매출 10조7,000억원에 1조3,7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950억원의 영업 이익을 낸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도 현대중공업 및 대우조선과 비슷한 상황에서 올 하반기 흑자가 쉽지 않아 올해 적자 규모가 1조5,0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최근 삼성중공업이 올해 2분기에 대규모 손실 발생으로 수익 창출력이 크게 떨어졌고 프로젝트 관리 능력과 원가통제의 불확실성도 커졌다면서 장기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내렸다.
지난해 3조2,5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적자를 냈던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4,719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하반기에도 적자 행진을 계속할 전망이다. 올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1,000억원과 1,500어원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2년 연속 적자를 내는 건 처음이 될 것”이라면서 “해양플랜트 공기 지연과 유가 하락의 여파가 지속되면서 내년에도 수익 전망이 밝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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