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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활황] 증권사직원 억대연봉자 쏟아진다
입력1999-04-11 00:00:00
수정
1999.04.11 00:00:00
안의식 기자
증권사 입사경력 10년차인 모 증권의 A과장.그는 요즈음 새삼스럽게 「증권사」라는 직장의 매력을 느끼고 있다. 고생스어웠던 세월로 말하자면 몇날 밤을 새며 얘기해도 모자라지만 요즘에는 직장다니는 맛이 새록새록 난다.
지난해 말 증시활황이후 A과장이 받는 월급은 월평균 1,000만원. 연봉 8,000만원 수준인 이 회사 사장보다 많은 돈을 받는다.
A과장 말고도 20대 후반의 총각사원이나 젊은 영업직 여사원중에서도 억대 연봉자가 나오고 있어 주변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들이 고액보수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증권사들이 앞다투어 도입한 성과급때문. 증권사들은 현재 영업점별, 직급별 기본약정 수준을 정해 놓고 이를 초과하는 약정고에 대해 일정비율을 해당직원에게 돌려주고 있다.
또 공사채형, 주식형 수익증권 판매실적에 대해서도 유치비, 유지비등 각종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얼마나 받나=예를 들어 한 대형증권사 모 영업점의 과장급 기본약정은 30억원. 한달에 30억원의 약정만 한 직원은 기본봉급만을 받는다. 그러나 40억원을 하면 추가 10억원에 해당하는 수수료(약정금액의 0.5%)중 20%를 회사가 인센티브로 해당약정을 한 직원에게 준다. 추가약정고가 20억원이면 인센티브 비율도 올라 26%를, 30억원이면 34%를, 40억원 이상이면 40%를 준다. 대부분 증권사의 성과급 최고비율은 40~45% 수준이다. 성과급을 구체적인 금액으로 환산해 보면 한달 약정이 40억원인 사람은 기본봉급을 제외한 인센티브가 (추가 10억원 X 0.5% X 20%) 월 100만원이 된다. 월 약정고가 50억원인 직원은 260만원, 70억원인 직원은 800만원, 100억원인 직원은 1,400만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증권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기본봉급 3,000~4,000만원을 더 받다보니 증권사 마다 10여명씩 억대 연봉자가 속출하고 있다.
월평균 100억원의 약정을 했다면 기본봉급이 3,000만원이라해도 성과급을 포함한 세전 연봉이 무려 1억9,800만원에 달한다.
수익증권 유치비는 회사마다 다르지만 1억원당 평균 20만원 수준, 유지비는 월 1~2만원 수준이다. 공사채형 수익증권 100억원, 주식형 수익증권 100억원의 판매고를 유지하는 직원은 유치비를 제외하더라도 월 200~300만원의 고정수입이 지속되는 셈이다.
◇급변하는 증권업계 풍속도=이처럼 영업직원들의 성과급 수준이 높아지자 증권사 내부 분위기도 급속히 바뀌고 있다. 우선 같은 부서 직원들 사이에서도 서로의 봉급수준을 알 수 없다. 증권사에서는 직원들로부터 『절대 자신의 봉급수준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고 있다.
증권사 직원들이 선호하는 부서도 과거의 인기부서인 국제부, 인수부등 본사부서가 천대(?)받는 반면 일선 지점의 영업담당자가 부상하고 있다.
증권사 본사 근무자와 영업담당자사이의 실질 봉급차이가 커지자 본사와 영업점간의 알력도 커지고 있다. 본사부서 근무자들은 『지점영업이 활성화된 이유중 상당부분은 본사 지원부서의 도움때문에 가능한 것인데 과실은 일선지점 영업담당자들이 독점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증권사 사장은 『실적배당을 낮추어 후선부서 직원들에게도 일부를 배분하려 해도 영업직들의 반발이 너무 거세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증권사에서는 승진도 싫어하는 풍조가 생겨나고 있다. 괜히 승진하면 직급별 기본 약정고만 늘어 성과급이 줄고 잘못해(?) 본사 부서장으로 가거나 지점장이 되면 골치만 아프다는 이유때문이다.
◇봉급노출 꺼리는 증권사 직원=증권사 직원들은 자신들의 현재 봉급수준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증권업계가 최근 4~5개월 전까지의 어려웠던 시절을 감안하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 증권사 영업직 과장은 『「한 철 메뚜기」라는 말도 있지만 증권업계는 1년 벌어 10년을 먹고 사는 업종』이라며 『한 때 고액봉급을 받는다고 해서 계속적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한 영업직원은 『요즈음처럼 높은 봉급을 받아도 증권사 직원중 자기집이 있는 직원수가 많지 않다』며 『증시 침체기에 쌓인 빚을 아직도 갚지 못한 직원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안의식 기자 ESA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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