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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잠잠 … '바이 코리아' 내년 중반 이후에나

■ 국내 시장

선진국 경기회복 확산돼야 본격화

국내 가계자금 증시유입 여부가

그레이트 로테이션 핵심될 듯


'테이퍼링의 역설'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포착되는 것과 달리 한국시장에는 아직 별 조짐이 없다. 국내 금융시장의 그레이트 로테이션은 선진국의 경기회복 기운이 확산될 내년 중반 이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이 전해진 지난 19일 이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700억원을 매수하는 데 그쳤다. 채권시장 역시 테이퍼링 소식이 알려진 뒤 금리가 오히려 떨어지며 글로벌 흐름과 반대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19일 2.893%를 기록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6일 현재 2.883%까지 떨어졌고 5년물도 같은 기간 3.250%에서 3.224%로 하락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한국 금융시장에서도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는 위험자산 선호현상에 따른 글로벌 자금이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유입되고 신흥국에서는 유출될 수밖에 없다"며 "한국 경기에 영향력이 큰 유럽이 호전되는 등 글로벌 경기회복 기운이 다극화돼야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테이퍼링 이후 금리인상으로 경상수지 악화가 예상되는 신흥국가들과 달리 한국이나 대만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면서 경상수지 흐름이 양호해 선진국에 후행해 자금이동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에 펼쳐질 한국 그레이트 로테이션의 열쇠가 국내 가계자금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자금보다 국내 자금의 대대적인 이동이 전망된다는 이야기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테이퍼링 이후 나타나는 위험자산으로의 자금이동은 대부분 선진국 주식으로 몰리는 상황"이라며 "외국인은 이미 2009년부터 국내 증시에서 꾸준히 60조원 넘게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에 돈의 흐름이 바뀌었다고 해서 국내 주식을 당장 공격적으로 사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로 유입되는 돈보다는 오히려 내부자금에서 이동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 5년간 국내 가계자금이 주식시장에서 83조원 빠져나갔는데 내년 말 금리인상이 기대되고 장기간 가계자금의 발목을 잡아온 부동산 침체도 개선되면 이 자금이 돌아와 한국 금융시장의 그레이트 로테이션에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변화의 조짐은 이미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가 기존 환매발생 구간이던 코스피 2,000 부근에서도 자금유입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는 9월 3조2,390억원, 10월 2조6,444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하다 11월 804억원, 이달 들어 5,097억원의 순유입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경기 개선→가계 여유자금 증가→주식형펀드 유입→투신의 주식매수에 따른 증시상승'이라는 선순환도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외국인의 위험자산 환승 가능성이 큰 만큼 채권시장 강세도 장기적으로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신동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채권시장 강세에 대해 "이미 국내 채권시장에 테이퍼링 가능성이 선반영돼 있었고 양적완화 축소규모와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완화된 수준이라 FOMC 회의 이후 충격이 크지 않았다"며 "연말 결산을 앞두고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운신폭이 좁아진 상황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이 국채선물을 순매수하면서 금리가 하락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채권시장의 큰손인 프랭클린템플턴이 원화채권 투자규모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나 추가 금리하락은 어려울 것"이라며 "원화강세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외국인이 채권투자보다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갈아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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