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훈, 최철한에 이어 오늘부터는 송태곤을 소개하기로 한다. 송아지삼총사는 박영훈, 최철한, 원성진의 세 사람이며 이들 셋은 이세돌과 함께 포스트이창호의 시대를 담당할 주역으로 지목된 바 있다. 그런데 원성진의 활약이 다소 뜸해진 틈을 타 급격히 정상급으로 치고올라온 소년이 송태곤이었다. 송태곤은 송아지삼총사보다 1년 연하인 1986년생. 1999년 12월에 박영훈과 함께 입단했다. 2000년도 성적은 27승17패로 상당히 우수한 편이었지만 동기생인 박영훈이 49승13패로 기염을 토했으므로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01년의 성적은 29승17패. 역시 박영훈(49승21패)의 위광에 가려 있었다. 박영훈은 천원 타이틀을 따내고 신인상을 받았다. 송태곤이 박영훈을 승률과 다승에서 앞선 것은 2002년이었다. 송태곤의 2002년 성적은 60승1무15패로 당당히 승률 1위. 그해 박영훈은 58승19패였다. 송태곤은 2002년 3월부터 5월에 걸쳐 13연승을 거두는 쾌거를 보였다. 10연승을 거둔 상태에서 LG정유배 본선에 오른 그는 본선 첫판을 이창호와 두게 되었다. 모두들 그의 연승행진이 오늘로 끝나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다만 서봉수9단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송태곤의 바둑은 아주 독특하다. 집에 집착하지 않고 무척 두텁게 두는데 한번 전투가 벌어졌다 하면 괴력이 나오는 소년장사다. 특히 백으로 판을 잘 짠다. 배짱도 좋고 수읽기가 엄청나게 깊다. 잘못 걸리면 누구든지 넘어간다. 이창호도 조심해야 할 것이다.” 돌을 가려 이창호의 흑번이 나왔다. 송태곤은 전혀 서두르는 기색이 없이 이창호에게 7의 대세점을 허용했다. 백16으로 첫 전투가 벌어졌는데…. /노승일ㆍ바둑평론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