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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풍향계] 금리 급락 따른 기술적 조정 가능성 높아

박성진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팀장



한국은행이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8월 기준금리 인상가능성을 비중 있게 점쳐 왔던 다수의 시장참여자의 기대로 3.92%까지 상승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주말 3.73%로 급락했다.

한국은행은 여전히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세계경제의 둔화조짐을 인정함으로써, 기준금리가 인상기조에 있다는 전망도, 출구전략이 상당기간 후퇴할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게 하는 절묘한 긴장관계를 유지시켰다. 금통위 이후 똑같은 한국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채권시장 애널리스트들이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 것을 보면 ‘역시 세상은 보는 대로 존재하는가’라고 점을 느끼게 해준다.

의견이 다양하면 다수결로 결정해야 하는가. 인상기조를 유지하며 기준금리가 조만간 3%까지는 갈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으니 그럼 금리가 올라간다고 봐야 할까.

기억해야 할 것은 ‘자본시장에서 다수가 맞은 적이 없다’는 통론이다. 그러면 무조건 소수의견이 옳을까. 그렇게 인정하기도 꺼림칙하다.



여기서 “시장은 항상 효율적”이라는 가설에 맞춰보자. 7월에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했어도 시장금리는 오르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여전히 국내 경기의 확장기조와 물가상승 압력을 이유로 금리인상 가능성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이미 8월 금리동결 전부터 채권시장에서 가격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은 금리하락에 무게를 실어줘 왔고 다수쪽의 애널리스트들과 국내 투자기관들, 즉 돈은 남는데 금통위까지 기다려보자던 기관 투자가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경기 둔화는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으며 경기가 조만간 다시 좋아질 때를 미리 반영할 일만 남았다”라는 희망론과 “진작에 올렸어야 할 기준금리이니 정상화해야 한다”는 정의론이 여전히 다수이기는 하다. 하지만 다수의 추론이 실제 가격과 달리 가고 있다면 따를 이유가 있을까. 논리가 가격의 움직임과 다를 때 논리가 더욱 집착을 보인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집착하면 지는 거다.

부동산은 물론 반도체ㆍTVㆍ노트북부터 승용차에까지 나타나는 판매 실적과 가격 하락세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주는 지난주의 금리 급락에 따른 기술적인 조정은 보일 수 있으나, 채권매수 타이밍을 놓친 기관투자가들이 기분 좋게 손이 나가게 할 자리를 줄 것 같지는 않다. 전저점 하향 돌파를 앞두고 잘해야 0.05%포인트 이내의 기술적 조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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