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민자로 추진하고 있는 담수ㆍ발전플랜트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금융주간사로 선정됐다. 국내 금융기관이 해외 PF에 단순 신디케이션 방식의 주간사로 참여한 적은 많이 있지만 사업기획에서부터 모든 금액을 인수한 후 모집을 주도적으로 하는 핵심 주간사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우리은행은 사우디아라비아 서부연안 슈카이크 지역에 연간 850MW의 전력과 하루 21만2,000㎥의 담수 공급 시설을 일괄도급 계약으로 건설하는 PF에 독일 바이에리쉐 란데스방크, 중동계 3개 은행과 함께 공동주간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프로젝트의 총 사업 규모는 미화 20억달러이며 이 가운데 16억달러를 우리은행을 포함한 5개 핵심 주간사에서 조달한다. 우리은행은 이달 중순 3억5,000만달러에 대해 재입찰을 실시해 단순 주간사들을 선정할 예정이며 수수료 수익만 3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사우디에서 두번째로 큰 이번 민자 담수발전 사업의 입찰 참여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고유가 영향으로 오일머니가 급증하고 있는 중동 산유국에서 입지를 높일 수 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사우디 석유화학 플랜트와 예멘 정유플랜트 건설 등 여러 건의 중동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현재 국제금융공사와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가시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대희 우리은행 IB사업단장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우리은행의 지명도가 높아짐은 물론 중동 지역에서 독일ㆍ중동계 은행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며 “앞으로 중동 지역의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주간사로서의 참여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동 지역은 향후 5년간 약 7,500억달러(약 705조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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