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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 내분 ‘당권투쟁’ 양상

◎주류측,김 대통령 “탈당않겠다”에 독자 세결집/비주류측 총재 특보단 5명 잇단 사퇴 어수선신한국당 이회창 총재의 김영삼대통령 탈당 요구로 시작된 신한국당 내분이 당권을 둘러싼 주류와 비주류의 권력투쟁 양상으로 심화, 확산되고 있다. 반면 국민회의 등 야권은 신한국당의 내분 움직임이 국민신당의 이인제 후보·조순 민주당총재의 행보와 맞물리면서 반DJP전선 및 지지여론 형성으로 발전될 것을 경계하고 있다. 23일 신한국당 주류와 비주류는 전날 이총재의 기자회견 뒤 이미 서로의 입장을 확인한 상태여서 독자적인 행보를 가속화했다. 한편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당사자인 강삼재사무총장은 이날 이총재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강총장은 사퇴이유에서 『정치인으로서 제가 처한 현재의 심경은 참으로 괴롭고 만감이 교차하는 것임을 솔직히 고백한다』고 밝혔으며 앞으로 「깨끗한 정치」, 「정의로운 정권」창출을 위해 백의종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직계로 알려진 강총장은 결국 비자금 정국에서 김대통령과 이총재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이 돼 더이상 사무총장직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강총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일단 이총재는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정수, 김 덕, 서 훈, 김무성 총재특보와 김충근 보좌역 등 민주계 특보단 5명은 이날 『지금같은 상황하에서 직무를 더이상 수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임했다. 이날 여의도 신한국당사는 다른 민주계 인사들의 사퇴설과 이의 부인 과정에서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더욱이 박찬종, 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당 지도부 회의에 참석, 전날 김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한 이총재의 기자회견에 대해 정면으로 이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를 마친 뒤 김위원장은 『현재의 상황인식으로는 이총재와 나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또 박위원장은 『당이 어렵게 된 것은 이총재 아들의 병역문제 때문』이라며 『지금 국민들에게는 명예총재와 총재가 권력투쟁을 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다 청와대측은 이날 신한국당측의 김대통령 사퇴요구와 관계없이 오는 24일부터 여야 각 대선후보와 연쇄 개별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홍래 청와대 정무수석은 개별회동의 배경설명에서 『탈당문제는 이미 밝혔다. 더이상 언급할 것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주류측도 독자 세결집에 나서는 등 조직적인 반격에 나섰다. 이총재는 이날 낮 갑자기 일정에 없던 초선의원 오찬모임을 갖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총재는 오찬에 바로 앞서 『작금의 상황에 대해 외부의견을 듣는 자리였다』면서도 『뜻을 모아야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당지도부 모임에 참석한 김윤환 공동선대위원장은 『명예총재가 경선관리를 했으면 경선결과에도 승복하도록 했어야 했고, 비자금 수사유보도 국민회의에는 하루 전에 알려주면서 우리 당과는 전혀 의논하지 않은 만큼 이제 자립해야겠다는 것이 이총재의 생각』이라고 이총재의 김대통령 탈당요구를 지지했다. 이런 신한국당의 급변하는 움직임과 관련,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신한국당 이총재의 「3김 정치 청산론」이 선거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3김청산이 대선 정국의 주요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의 사전차단에 주력했다. 국민회의의 이런 경계는 과거 김총재의 대선경험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영남지역의 민심흐름이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신한국당 주류는 최근 대구·경북지역의 지지도가 상당히 올라갔으며 일부에서는 동정 여론까지 생겨 지지율 상승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국민회의 간부간담회에서 『3김 청산론이 국민의 인식에 혼선을 빚을 우려가 있어 전선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현 대선정국의 본질은 범신한국당 정권 대 정권교체 세력의 대결구도』라고 새삼스럽게 정권교체 이슈를 강조했다. 여권 흐름이 자칫 반DJ 정서를 새삼 불러일으킬 것에 대한 우려와 범 보수연합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라고 할 수 있다.<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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