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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3만개 시대] <하> 상생 동반자로 거듭나다

건강검진·자녀 학자금… 점주 끌어안고 PB상품 확대로 中企와도 함께 커가고

CU 콘소메 팝콘·미니스톱 빅도그 등 판로 고민 중소기업에 기회 제공

지역사회 소외계층 지원도 활발… "상생협력의 편의점으로 거듭"


지난 1989년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한 편의점은 불과 25년 만에 개성공단에서 마라도에 이르기까지 전국 방방곡곡에 진출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가맹점주가 누적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CU·GS25·세븐일레븐·미니스톱 등 편의점업계는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무분별한 출점 경쟁에 나서는 대신 본사와 점주가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동반자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CU는 올해 5월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한 차량정비 할인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전국 600여개 애니카랜드 제휴점에서 배터리 점검과 타이어 교체 등 13가지 항목을 최대 53% 할인해준다. 지난해 11월에는 녹십자와 손잡고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종합건강검진 지원 프로그램도 내놨다. CU가맹점상생협의회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이 프로그램은 100만원이 넘는 종합건강검진 비용을 30만원으로 낮춰 가맹점주 사이에서 호응이 뜨겁다. 최근에는 10년 이상 장기 가맹점을 대상으로 임직원 쇼핑몰 쿠폰과 부부여행을 보내주는 'CU 프리미엄 클럽'도 선보였다.

GS25도 2010년부터 점포주 건강검진 서비스를 도입하고 '가맹점 끌어 안기'에 나섰다. 서울·부산·대전·제주 등 전국 13개 건강검진센터에서 이용할 수 있고 본사 임직원과 동일한 26만원으로 비용을 책정했다. 올해부터는 5년 이상 점포를 운영한 가맹점주에게는 아예 건강검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우수 가맹점은 'GS25 20's 클럽'으로 선정해 감사패를 제공하고 매년 반기별 두 차례씩 우수 경영주를 뽑아 해외 연수를 보내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세븐일레븐은 올 초 업계 최초로 가맹점주 대상 상해보험 제도를 신설했다. 주요 질병은 물론 매장 운영 중 예상치 못하게 발생할 수 있는 상해까지 보장해준다. 회사의 핵심이 점포주인 만큼 이에 대한 지원과 보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6월에는 신입사원 채용 시 점주 자녀를 우선적으로 선발하는 제도까지 마련했다. 이와 별도로 매년 고등학생 자녀를 준 점주에게는 장학금을 지원하고 대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학자금 무이자 대출도 진행하고 있다.

미니스톱도 매해 30명의 우수 가맹점주 자녀를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신입사원 채용할 때 점주 자녀는 서류전형을 면제해준다.

편의점업계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내세우는 자체브랜드(PB) 상품도 상생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과자와 라면에 국한됐던 편의점 PB 상품을 물티슈, 속옷, 스타킹, 식음료로 확대하면서 판로 확보가 고민이었던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CU가 중소기업과 함께 개발한 '콘소메 팝콘'과 '플로리다 오렌지 주스'는 인기 상품에 올랐고 GS25를 통해 '라벨리 팥빙수'를 선보인 아이스크림 전문업체 라벨리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븐일레븐에 '부드러운 양념육포'를 공급한 나래유통은 대형마트와 고속도로 휴게소에 진출했고 미니스톱의 '빅도그'와 '순살치킨'도 중소기업이 편의점을 통해 판로를 개척한 성공적인 사례다.



소상공인과 지역사회를 발판으로 성장한 편의점은 사회공헌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CU는 매년 '사랑의 물품 나누기' 행사를 통해 소외계층에 식료품과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고, 세븐일레븐의 사내 임직원 봉사단체인 '파랑새 봉사단'은 쪽방촌, 양로원, 고아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친다. GS25는 판매액의 일부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는 '나눔상품'을 내놨고 미니스톱도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매년 '사랑의 국수 나눔' 행사를 열어 불우이웃과 독거노인을 돕는다.

편의점업계가 유통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갑을 논란'을 넘어 상생협력에 주력하는 것은 편의점의 핵심인 일선 점포가 성장해야 본사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리한 점포 확장과 과도한 수수료 계약으로 갈등을 빚는 관계가 아닌 '편의점 3만개 시대'를 맞아 성장하는 동반자 관계로 거듭나고 있다는 의미다.

박재구 한국편의점협회장은 "과거 편의점은 성장 위주의 전략을 내세웠지만 이제는 생활밀착형 서비스이자 소상공인의 동반자로 자리잡으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며 "점주가 행복해야 본사도 성장할 수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가맹점주와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발전하는 상생협력의 편의점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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